내일의 눈
국어 파괴 앞장서는 공공기관
2021-05-28 00:00:01 게재
북한산을 가려고 신설동에서 우이경전철을 탔다. 안내방송이 이상하다. ‘성신여대입구’ 일본어 안내를 하는데 “성신여대이끄”라고 혀짧은 소릴 한다.
우이경전철만이 아니다. 중앙선 전철은 ‘상봉’을 “샤번”이라 발음하고, 1호선 전철도 ‘청량리’를 “칭냥뉘”라고 외국인 따라가는 발음을 한다. ‘종로2가’라고 할 것을 억지로 “죵노이가”라고 혀 꼬부라진 소릴 한다. ‘동대문’도 “동돼무운”이다.
지명은 고유명사다. 현지 발음을 따르는 게 원칙이다. 북경을 베이징, 상해를 상하이, 동경을 도쿄라고 바꾼 것도 현지 발음에 따르자는 원칙 아니었나? 중학교 1학년 영어 시간에 ‘안동’을 “앤동”이라고 읽는 교사에게 따졌다가 혼났던 생각까지 난다.
지하철 안내방송은 기계어의 잘못이니 그럴 수도 있다. 교정해주면 바로 고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정부 부처들이 SNS에 올리는 홍보자료를 보면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국어를 파괴하는 꼴이다.
“제9회 통일교육주간 매일매일 출석체크 이벤트”(통일부/국립통일교육원) “한국판뉴딜 EVENT 페이스북 이벤트!”(대한민국정부) “포스트 코로나 관광모델 ‘스마트 마을 리조트’ 제시”(경남연구원) “스탬프 찍GO! 건강도 챙기GO! 비대면 스탬프투어”(의왕시) “2021 경상남도 그린뉴딜 아이디어 톤”(경상남도) “2021 박미주간 집콕 뮤지엄 여행 뮤궁뮤진(표현 불가능) D-DAY”(문화체육관광부)
지난달 육군이 공개한 새로운 군가는 “육군 아미타이거 육군 육군 육군 Go Warrior Go Victory 육군 육군 육군”이다. 영어가 전체 노랫말의 30%에 가깝다. 한글단체들은 ‘국어기본법을 어겼다’며 육군 참모총장을 고발했다.
요즘 한국어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을 받는다. 76개 나라 213곳에 세종학당이 생겼다. 여러 나라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한다. 제1외국어로 선택하기도 한다.
이런 자랑스러운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은 1397년 5월 15일 한양 준수방에서 태어났다. 준수방이 어디 있었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경복궁 전철역에서 북쪽으로 200여미터 쯤 가면 길가에 ‘준수방 터’라는 표지석 하나만 달랑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연구 조사해 어느 정도 위치가 압축된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문화도구인 한글을 잘 이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정부 부처 이름에 ‘벤처’란 미국말을 넣고, 정책 이름도 ‘뉴딜’이라는 미국식 이름을 본떠서 짓고 ….”
원로 한글학자 이대로 선생의 한숨이 깊다.
우이경전철만이 아니다. 중앙선 전철은 ‘상봉’을 “샤번”이라 발음하고, 1호선 전철도 ‘청량리’를 “칭냥뉘”라고 외국인 따라가는 발음을 한다. ‘종로2가’라고 할 것을 억지로 “죵노이가”라고 혀 꼬부라진 소릴 한다. ‘동대문’도 “동돼무운”이다.
지명은 고유명사다. 현지 발음을 따르는 게 원칙이다. 북경을 베이징, 상해를 상하이, 동경을 도쿄라고 바꾼 것도 현지 발음에 따르자는 원칙 아니었나? 중학교 1학년 영어 시간에 ‘안동’을 “앤동”이라고 읽는 교사에게 따졌다가 혼났던 생각까지 난다.
지하철 안내방송은 기계어의 잘못이니 그럴 수도 있다. 교정해주면 바로 고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정부 부처들이 SNS에 올리는 홍보자료를 보면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국어를 파괴하는 꼴이다.
“제9회 통일교육주간 매일매일 출석체크 이벤트”(통일부/국립통일교육원) “한국판뉴딜 EVENT 페이스북 이벤트!”(대한민국정부) “포스트 코로나 관광모델 ‘스마트 마을 리조트’ 제시”(경남연구원) “스탬프 찍GO! 건강도 챙기GO! 비대면 스탬프투어”(의왕시) “2021 경상남도 그린뉴딜 아이디어 톤”(경상남도) “2021 박미주간 집콕 뮤지엄 여행 뮤궁뮤진(표현 불가능) D-DAY”(문화체육관광부)
지난달 육군이 공개한 새로운 군가는 “육군 아미타이거 육군 육군 육군 Go Warrior Go Victory 육군 육군 육군”이다. 영어가 전체 노랫말의 30%에 가깝다. 한글단체들은 ‘국어기본법을 어겼다’며 육군 참모총장을 고발했다.
요즘 한국어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을 받는다. 76개 나라 213곳에 세종학당이 생겼다. 여러 나라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한다. 제1외국어로 선택하기도 한다.
이런 자랑스러운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은 1397년 5월 15일 한양 준수방에서 태어났다. 준수방이 어디 있었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경복궁 전철역에서 북쪽으로 200여미터 쯤 가면 길가에 ‘준수방 터’라는 표지석 하나만 달랑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연구 조사해 어느 정도 위치가 압축된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문화도구인 한글을 잘 이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정부 부처 이름에 ‘벤처’란 미국말을 넣고, 정책 이름도 ‘뉴딜’이라는 미국식 이름을 본떠서 짓고 ….”
원로 한글학자 이대로 선생의 한숨이 깊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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