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왜 사서교사여야 하는가
미국의 사서교사는 교사, 교육파트너, 정보전문가, 프로그램행정가 등 1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폭증과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서 학생들을 미래 사회에 대비시키기 위해 교육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교육을 혁신시키는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미국 도서관 30년 경험을 녹인 신간 '도서관의 힘과 독서교육'을 보면 왜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가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미국 사서교사, 특화된 선생님
초등학교 사서교사는 음악 미술 체육과 같이 특별과목 교사의 역할을 하며 매주 고정 일정에 따라 학급별 도서관 수업을 한다. 중고등학교 사서교사는 교과목 교사와 시간을 맞추어 수시로 협업수업을 실시한다. 학교의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취향을 고려한 장서들을 갖추고 학부모와의 소통과 공공도서관과의 제휴를 통해 학생들이 가정에서 독서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평생독서가 평생학습자로 자라날 수 있는 소양을 길러준다.
또한 사서교사는 정보전문가로서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새로운 기술의 활용법을 가르쳐주고 학교도서관 웹사이트에 언제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이 독자적으로 정보를 찾고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탐구 능력(inquiry skill)을 길러주는 프로젝트 기반 수업과 메이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협동능력 등을 향상시켜주는 특화된 교사다.
한국, 사서교사 늘려야
2015~2016학년도 기준 미국 91%의 공립학교에 학교도서관이 있으며 각 학교도서관 1곳당 평균 정규직 사서교사 0.7명, 정규직 보조교사 0.3명, 정규직 보조직원 0.2명이 상주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전국 초중고 학교도서관 1만1745곳 중 계약직 포함 사서교사 2131명이 배치됐다. 이는 학교도서관 1곳당 정규직 사서교사가 0.18명 있음을 뜻한다.
우수한 학교도서관 프로그램이 우수한 학생들을 길러낸다. 학교도서관의 예산이 많을수록 학생들의 독서 지수가 높고 정규직 사서교사나 사서교사는 물론, 보조직원까지 있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시험점수는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현저하게 높게 나왔다.
이러한 미국 연구결과를 볼 때 사서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약 1만곳에 달하는 한국 초중고 학교 학생들은 사서교사가 상주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무한한 교육 기회를 놓치고 있는 셈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사서교사가
한국과 미국 모두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은 사서교사의 주도하에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학생에 이르기까지 건전한 디지털 시민으로 자라나도록 디지털 시민성 교육을 실시한다.
각종 온라인 오프라인 매체가 주는 메시지를 분석해 미디어를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한국도 사서교사가 주도하는 디지털 시민성 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교육과정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학교도서관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한국의 각 학교도서관마다 사서교사, 보조직원, 충분한 예산이 필요하다. 또한 사서교사 임용 정원을 현실에 맞춰 대폭 늘리고 자격을 갖춘 사서교사들을 배출하는 등 사서교사 양성 규모가 확대돼야 한다.
교육은 국가와 사회 발전의 토대다. 한국의 각 학교마다 학생들의 독서교육, 인성교육, 탐구학습,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메이커 교육 등을 담당하는 만능교사인 사서교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학교도서관진흥법이 개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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