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 도서관

메타버스에 기록저장소·검열 없는 도서관

2021-07-01 11:48:49 게재

가상공간에서 사서들 협력 강화 … 국립중앙도서관 '실감서재' 등 다양한 미래 공간 선보여

'메타버스(metaverse)' 시대를 맞아 도서관들도 경계가 없는 가상공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메타버스에 도서관을 짓고 사서들의 공간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국내 도서관들도 실감콘텐츠와 증강현실 콘텐츠를 활용해 미래의 도서관을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송온경 뉴욕주 공립학교 사서교사의 기고를 싣는다.

마인크래프트 안 '검열 없는 도서관'. 사진 https://uncensoredlibrary.com/ 화면 캡처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메타버스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을 가상으로 확장해 만들어진 가상공간이다. 가상공간이지만 현실에서처럼 경제적, 사회적 활동이 가능하다. 현실을 바탕으로 하되 가상공간이기에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원하는 어떤 활동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도서관 분야에서도 메타버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가상공간에 도서관이 건립됐고 사서들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 도서관들도 실감콘텐츠 증강현실 등 여러 기술을 도입하며 미래 도서관을 준비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검열 당한 기사 본다 = 최근 발간된 국립중앙도서관 이슈페이퍼 3호 '메타버스 시대의 도서관 운영'에 따르면 스탠퍼드대학교 도서관은 2009년 세컨드 라이프에 가상 기록저장소(Virtual archives in Second Life)를 만들었다. 현실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스탠퍼드대학교의 미공개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도서관이다. 이용자들은 세컨드 라이프 속 스탠퍼드 지역에 접속해 저장소에 간 다음 문서함을 열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만 있는 도서관도 있다. 국경 없는 의사회가 세계 언론의 자유를 위해 마인크래프트 안에 지은 '검열 없는 도서관'이 그것이다. 이집트 멕시코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검열당한 기사를 볼 수 있게 게시하고 있다. 가상공간이 현실 세계를 비판하는 정치적 활동을 하는 사례 중 하나다.

국립중앙도서관 '실감서재'.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사서들이 가상공간에 자신들만의 활동 공간을 만든 사례도 있다. 사서들은 세컨드 라이프 내 사서협력네트워크 CVL(Community Virtual Library)를 구축했다. 사서들이 만든 비영리단체인 이곳은 학습, 자원 공유 및 탐색을 위한 가상공간이라는 비전을 갖고 세컨드 라이프 내 도서관을 구축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CVL은 세컨드 라이프 내에서 워크숍 독서토론 전시 등을 열었으며 가상세계에서 활동하는 이용자 단체들이 정보를 누구나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명칭, 홈페이지 주소, 가상세계 속 주소, 주요 관심사 등의 정보를 체계화하는 '가상세계 데이터베이스(Virtual World Databas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를 기반으로 하는 도서관 협력체 ALS(The Alliance Library System)는 2008년~2009년 가상세계의 교육 문화적 기회를 주제로 '가상세계: 도서관 교육 박물관 콘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메타버스 적용, 지속적 노력" = 국내 도서관들도 실감콘텐츠, 증강현실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 3월부터 첨단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형태의 도서관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실감서재'를 마련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미래 수장고 모습을 3차원 영상으로 제작해 대형 화면으로 현실감 있게 전달하는 '수장고 체험', 도서관 자료를 시각적이고 역동적으로 검색하고 검색 결과를 다른 관람객과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는 '검색의 미래' 코너 등이 마련됐다. 또 '동의보감'(1613년) '무예도보통지'(1790년) 등 실물로 보기 어려운 국보급 자료들을 프로젝션 맵핑 기술로 구현해 생동감 있는 콘텐츠로 감상할 수 있다. 프로젝션 맵핑 기술은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변화를 줌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외 조선시대 고지도인 '목장지도'(1678년) '수선전도'(1840년대 추정)도 관람객이 손을 대면 화면이 전환되고 상세 설명자료가 표시되는 상호 작용 방식의 고해상도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국립중앙도서관 분관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지하 1층에는 '증강현실 체험관'이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증강현실 뮤지컬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를 관람할 수 있다. 공간측위기술을 활용해 360도 관람이 가능하다. 공간측위기술이란 3차원 공간 정보를 통해 실제 무대의 구조물과 증강된 캐릭터들 간 상호 연동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 외에도 태블릿 컴퓨터를 이용한 새로운 융복합 독서 콘텐츠, 대형 화면을 활용한 상호작용형 증강현실 콘텐츠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은 "올해 상반기에 '실감서재' '미래도서관 특별전' '증강현실 뮤지컬' 등을 선보이며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도서관 체험을 통해 이용자와의 친밀감을 높였다"면서 "향후에도 국가대표도서관으로서 사서 교육, 이용자 교육, 국제회의 등의 분야에 메타버스를 적용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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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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