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구독경제 전성시대'
B2B까지 흡수 … 40조원시장 '훌쩍'
효용 중시 소비 확산 … 매장운영·모빌리티·교육콘텐츠도 정기서비스
일정금액을 내면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받는 '구독경제'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 구독경제서비스는 유망사업 모델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앞다퉈 구독경제에 뛰어들고 있다. 매장운영 모빌리티(운송) 교육 등 이제 구독경제가 다루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다.
B2C(기업과 소비자간)거래 뿐아니라 B2B(기업간)거래까지. 구독경제 서비스 영역은 갈수록 넓어지는 모양새다.
소유보다 효용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굳이 사서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정보통신(IT)기술 발달은 구독경제를 더욱 살찌우고 있다. 지난해 구독경제시장 규모는 40조1000억원대. 올핸 50조원대에 육박할 공산이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T 기술 발달에 따라 B2C를 넘어 B2B 영역으로도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면서 "생필품에 더해 매장 관리 소프트웨어부터 교육 콘텐츠, 가전, 모빌리티 등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가 구독경제 화두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B2C와 함께 B2B 구독경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중소 상인과 기업 위한 구독형 B2B 소프트웨어 = 스타트업 스포카의 '도도 포인트'는 월 3만~4만원만 내면 음식점이나 카페 등 요식업 점주들에게 맞춤형 매장관리 구독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일 생일 고객에게 20% 할인' '문자받은 고객 한해 커피 1잔 무료' 등 서비스 하나로 포인트적립부터 마케팅까지 매장관리가 가능하다. 단골도 늘려준다. 도도포인트 이용자는 2500만명에 달한다. 중소 상인을 위한 맞춤형 구독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클래스101은 '클래스101 비즈니스'를 통해 직원 복지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택트(온라인+언택트)시대를 맞아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대면 활동이 줄면서 사내 복지 새 대안으로 관심이 높은 편이다.
클래스101 비즈니스는 미술 운동 그림 등 임직원 '워라밸(일과 생활 균형)'을 책임지는 취미 클래스를 비롯 실무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생산성 마케팅 데이터 사이언스 등 커리어클래스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또 주식과 부동산 수익 창출을 배울 수 있는 재테크 클래스 등 기업과 기관 요청에 따라 선택 가능한 1000여개 이상 강좌를 제공한다.
전자책·오디오북 B2B구독 전문 서비스 업체 부커스는 3월 B2B 구독형 전자책 독서교육 전문 플랫폼을 선보였다.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 초중고교는 물론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B2B 독서교육 전문 플랫폼은 B2B 전자책 시장과 기존 전자도서관 서비스·일반 개인용 독서플랫폼을 보완한 모델이다. 신속한 신간 입고를 비롯 독후 활동, 대기 없는 바로열람 서비스가 강점이다.
◆'탈 것''먹을 것'도 구독이 대세 = 자동차업계도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차량을 빌려 타는 구독 외에 이륜차(오토바이)는 물론 차량 정비, 주행 구독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무빙의 경우 배달 라이더를 위한 배달용 오토바이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이륜차 리스업체가 등록한 공유 오토바이를 배달대행 업체가 대여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이다. 1년 단위 대여인 '구독' 서비스와 1개월 단위 대여인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빙은 배달대행 업체뿐만 아니라 배달용 개인 이동수단(전동이륜차 전기자전거 전동 킥보드) 대여를 원하는 소비자까지 친환경 모빌리티 구독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사무실로 찾아오는 카페서비스도 주목받는 B2B 구독서비스다.
스프링온워드가 운영하는 '원두데일리'는 오피스 전문 원두와 커피머신 구독서비스다. 사내복지를 강화하는 스타트업 대기업 관공서 등이 이용한다.
원두데일리는 입소문이 퍼지며 1년 만에 350여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원두데일리는 유명 카페 원두 200여종을 정기구독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또 고급 커피머신도 함께 빌려준다. 원두 종류와 무게에 따라 고급 커피 한 잔을 200~500원대 가격에 마실수 있다.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잔 당 단가는 낮아진다는 게 원두데일리 측 설명이다.
'점심 구독서비스'도 직장인 사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 구독서비스로 떠올랐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위허들링이 운영하는 점심 구독 플랫폼 '위잇딜라이트'는 2020년 11월 월평균 3만5000인분에 달하는 점심 구독건수를 올렸다. 같은해 매출액은 2019년보다 20배 늘었다. 위잇딜라이트는 밥·샌드위치·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한끼 식사를 최저 6600원에 제공한다.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무조건 배송되는 일반 구독서비스와 달리 이용자가 원하는 날 받아보거나 다른 날로 미룰 수 있다. 위허들링은 2020년말 기준 월 5만인분으로 성장한 점심 구독 서비스 수요를 연말까지 20만인분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관련기사]
▶ "생각하는 건 다 있다" 별별 구독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