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건 다 있다" 별별 구독경제

2021-07-06 11:29:47 게재

식품부터 보고 듣는 서비스까지

네이버 카카오도 컨테츠 시장 도전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정기 구독서비스가 유통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구독경제는 세계적으로도 대유행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구독기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2018년 132억달러(약 14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68%씩 고속 성장해 2025년에는 4782억달러(약 529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청호나이스 공기청정기 뉴히어로. 구독경제 방식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청호나이스 제공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구독서비스 범위가 식음료 생필품 등 전방위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식품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57.2%가 식품구독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구독소비자 66.2%는 편리함을, 28.4%는 비용절약을 강점으로 꼽았다.

식음료업계는 우유 등 유제품 커피 김치 아이스크림 등을 간편하게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정기구독서비스를 내놨다.

푸르밀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본사 직영 '푸르밀 브랜드 스토어'를 열고 발효유 우유 등을 간편하게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2달 간 주 1회씩, 모두 8번 원하는 제품을 배송해준다.

대상 종가집은 2018년부터 김치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정원e샵'에서 김치·용량을 선택하고 배송 요일과 주기(2·4주)를 선택하면 된다. 기간은 1~12개월 중 설정 가능하다.

뚜레쥬르는 7월 직영점을 중심으로 시범 도입한 '월간 커피 정기 구독 서비스'가 호응을 얻자 9월 가맹점으로 확대했다. 월 1만9900원을 내면 아메리카노를 하루에 1잔 제공하고 30일간 매일 구독하면 정가 대비 80% 이상 할인된 700원으로 매일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동원홈푸드 가정간편식 온라인몰 더반찬은 할인쿠폰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다함께 찬찬찬'을 운영 중이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7월 30여개의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월간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고객 반응을 반영해 가맹점까지 서비스 적용 범위를 넓혀 현재까지 400여개 매장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파리바게뜨의 정기구독 품목은 2가지다. 파리바게뜨 자체 커피 브랜드인 '카페 아다지오'의 시그니처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는 '커피 구독권'과 로스트 치킨 샐러드, 케이준 치킨 샐러드, 디럭스 샌드위치, 런치 샌드위치 등 인기제품 4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즐길 수 있는 '샐러드&샌드위치 구독권'이다.

파리바게뜨는 월간 구독 시 개별 구입 때보다 커피는 최대 67%, 샐러드&샌드위치는 최대 33%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 구독서비스 유라 커피머신. 사진 유라 제공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음료 중 하나인 커피도 구독경제 중심에 있다. 주요 기업들은 사내 라운지 및 탕비실에 인스턴트 커피 대신 전자동 커피 기기을 설치하는 등 커피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스위스 전자동 커피 기기 브랜드 '유라'(JURA)는 기업 맞춤형 커피 큐레이션 서비스인 'OCS'(Office Coffee System)를 개발했다. 사용자별 맞춤 구성, 커피 취향에 따라 전자동 커피 기기 유지 및 보수, 원두 공급, 바리스타 지원, 케이터링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프링온워드는 오피스 중심 모바일 커피구독 플랫폼 '원두데일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서비스 출시 이후 가입 기업수가 300여곳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커피기기 렌탈과 원두 정기배송이 결합된 서비스로 가입시 원두 종류와 양에 따라 커피 한잔을 약 200~500원에 마실 수 있다.

화장품업계도 구독경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제이준코스메틱은 마스크팩을 월 단위로 받아볼 수 있는 정기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들은 제이준의 대표 제품과 인기 제품 31매로 구성된 '베스트 마스크 31' 패키지를 월간 구독 형태로 집에서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다.

제이준코스메틱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에스테틱이나 피부 관리숍 방문이 어려워진 가운데, 최근 홈케어에 대한 관심과 니즈가 높아져 마스크팩 정기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유료 구독 시장에 뛰어들면서 플랫폼 구독경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넷플릭스와 같이 유료 구독 서비스를 출시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맞붙을 예정이다.

양사 모두 사용자들이 월 구독료를 내고 텍스트, 동영상, 오디오, 생방송 등 다양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출시를 공식화했다.

네이버는 창작자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유료화 실험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유료 콘텐츠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문가 수준의 창작자들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그들의 콘텐츠에 기꺼이 돈을 내고 사용하는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창작자 입장에서는 특정 분야에 관심있는 유료 구독자를 만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통신사들이 구독 서비스를 점차 확장해 나가고 있다.

KT는 커피 브랜드 '할리스'와 제휴한 '시즌X할리스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매달마다 9900원을 내면 KT OTT 시즌(Seezn)과 할리스 커피 네 잔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독경제는 이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새로운 유통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향후 구독경제로 인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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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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