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학교방역│인터뷰 - 조명연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
코로나19 최전선 전투 설계한 숨은공신
변곡점마다 방역지침 160여건 만들어 대응 … 지난해 수능 '완전 방역' 성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로 전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교육당국이 세운 2학기 전면등교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달 31일 학원 PC방 직장 종교시설 재활병원 등을 고리로 하는 새로운 집단감염이 전면등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환자 비율은 1일 기준 28.4%에 달했다. 확진자는 여름휴가철을 맞아 확산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학교를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방역에 전념하는 공무원들이 휴일도 반납한 채 현장을 뛰고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발생시점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대응했고, 2학기 방역 전략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특히 코로나19가 미래교육과 교수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진단해본다.
"적(코로나19)을 모르고 싸우는 게 가장 힘들었다."
조명연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제는 대응 매뉴얼도 만들었고 그동안 실행한 정책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도 생겼다."
'학교를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라는 조 과장의 설계도가 현장중심으로 작동했고 결과는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 과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변곡점마다 현장에 있었다. 새로운 정책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마스크 거리두기 손씻기 등은 이제 학교에서 일상생활로 자리잡았다. 조 과장은 코로나가 발생한 후 3학기 동안 2년째 노란색 민방위 점퍼를 벗지 않았다. 남들처럼 주말에 쉬는 것도 사치라고 여겼다. 365일이 비상체제였고 일요일 출근은 다반사였다. 조 과장은 "휴일에도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일이 미안하고 송구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병이 창궐한 지 3학기가 지나고 있다며 올해 2학기에는 끝을 내고 학생들의 일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 이상에도 방역 현장 지켜 = 2020년 3월 초에 시작된 코로나19와 전쟁. 조 과장은 시간의 흐름도 날짜도 계절도 잊었다.
"어느 날 퇴근길에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듣고 '벌써 여름이 됐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몸은 지쳐갔고 내가 내일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고 회고했다. 조 과장은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와 승객이 화를 냈다. 내려서 생각해보니 내가 손님이 탄 차에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이라며 웃었다.
이후에도 '정신이 깜빡' 했던 사건은 종종 발생했지만 쉬쉬했다(조 과장 건강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교육부에 돌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방역대책과 현장방문은 내려놓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응 변곡점마다 새로운 정책과 대응방안을 마련해 학교와 소통했다.
'과로와 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 같다'는 직원들의 걱정과 우려가 이어졌지만 쉼표를 찍지 못했다. 조 과장은 방역당국 회의나 유은혜 부총리 현장방문에 항상 그림자처럼 나타났고 정책 실행 여부를 진단하고 조언했다.
"코로나19는 예고 없이 닥쳤다. 매뉴얼도 없는 상황에 대처하기엔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됐다."
조 과장은 앞으로 닥칠 비상상황에 대비한 조직을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2000년 초 홍역 메르스 사스 같은 전염병은 매뉴얼이라도 있었다.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그나마 큰 도움이 됐고 대부분 1년 안에 종결됐다"며 "그런데 코로나19는 대응 매뉴얼도 없다. 적을 모르고 싸우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정신적 고통과 좌절감이 엄습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응 정책 설계도만 160여건 생산 =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에서 생산한 코로나 대응 방역 주요자료를 파악해봤다.
2020년 1월 28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교육기관 대응태세 사전점검'을 시작으로, 2021년 7월13일 '대학 긴급방역' 자료까지 모두 160여건이 넘는다.
범위도 단순 학교방역에서 벗어나 방역당국이나 학교현장과 호흡을 맞춘 정책들이다. 시도교육청과 소통하고 PCR 검사 검체채취 시범운영, 전문가 회의를 통한 미래방역 대책 강구 등 외줄타기를 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창출해냈다.
방역에서 등교수업, 학생 생활지도에 따른 가정방역, 공공학습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우수 사례집을 발간해 현장과 공유했다. 지난해 수능방역에서 단 한건의 방역 실수나 사고가 없이 '수능 완전방역' 성과를 이뤄내 교육계 모두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방역에서 교수학습 안전망까지, 학생건강 및 방역과 관련된 내용을 모두 '학생건강정책과'에서 다룬 셈이다. 최근 조 과장은 학생 '정신건강 회복' 정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 우울'을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할 것인지 전문가들과 대안마련에 고심 중이다. 교육부 공무원들은 코로나 대응 성과에 비해 아쉬움도 많다고 증언했다.
"항상 코로나 방역 수훈갑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방역당국이었고, 유초중고생 600만명의 생명을 지켜낸 교육부 조명연 과장 조직은 뒷전으로 밀렸다."
◆33년 동안 학생건강을 위해 헌신 =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질병관리청은 총 1476명이 근무하는 조직으로 변신했다. 정부는 질병관리청을 독립된 행정기관으로 승격시켰다. 보건복지부에 보건 분야 차관을 신설하는 등 보건직 384명을 추가로 강화했다.
하지만 교육부 해당 부서에서 과장을 비롯한 '직원 5명'이 휴일 없이 17개 시도교육청과 유초중고생 600만명의 생명을 지키고 있음을 청와대는 알지 못했다.
정년을 앞둔 조 과장은 이제 곧 만년 과장직을 내려놓고 교육부를 떠난다. 1988년 보건 전문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학생건강'을 소신과 철학으로 받아들였다. 미세먼지 석면제거 등 학생 건강과 관련된 정책설계와 보도자료에는 항상 '조명연'이름 석자가 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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