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 규제정책에 소비자 '호응'

2021-08-10 10:50:57 게재

"예전엔 빅데이터에 이용당해 … 합리적인 소비습관 형성에 도움"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비롯한 IT기업을 대상으로 강력한 규제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정부의 빅테크 '군기잡기'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인식한 듯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와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실으며 규제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4일 국제결제은행 최신 보고서를 인용하며 "전 세계적으로 감독당국은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같은 회사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을 빠르게 재편하고, 이로 인해 전체 은행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양대 IT결제 회사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현재 모바일 결제 시장의 9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중국의 모바일 결제 이용자는 엄청난 규모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에서 발표한 제47차 '중국 인터넷 발전상황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모바일 결제 이용자 수는 8.53억명으로 2020년 3월 대비 8744만명 늘었으며,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의 86.5%를 차지했다.

국제결제은행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개인 데이터 관리를 더 많이 신뢰하고 정부가 그 다음이며 가장 덜 신뢰하는 게 빅테크다. 다른 국가에서는 테크 기업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일부 회사는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고 보험 및 자산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문은 "이러한 배경에서 빅테크의 권한과 영향력의 과도한 확대, 혁신과 경쟁 저해, 경제적 불평등 심화에 대해 세계 각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갈수록 커지는 빅테크에 대해 국제결제은행은 "빅테크의 혁신이 이미 결제 및 금융 시스템의 다른 부분을 재편하고 있다"면서 "각국의 감독기관은 사태를 예견하고 가능한 상황을 기반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문은 2020년부터 중국은 여러 차례 반독점 강화에 대한 요구를 명시적으로 해왔다고 소개했다. 2021년 3월 5일 리커창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2021년 주요 과제와 관련해 '반독점 강화, 무질서한 자본 확대 방지, 공정한 경쟁 시장 환경 유지'를 재차 언급했다.

2021년 4월 22일 전국시장감독시스템 반독점 회의는 2020년을 '반독점의 상징적인 해'로 정했고, 2021년은 14차 5개년 계획의 원년으로 '반독점의 해'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중국 감독당국은 핀테크기업인 앤트그룹의 상장 계획을 중단했다. 올해 4월에는 알리바바에 182억위안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알리바바는 공급업체가 자사 플랫폼에서만 판매를 하도록 강제해 공급업체가 다른 플랫폼에서 매장을 열거나 판촉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규제 정책으로 이미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는데, 경쟁사인 빅테크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협업'을 하기로 한 것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텐센트의 위챗페이를 타오바오몰과 티몰에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텐센트는 자사 이용자가 위챗에서 알리바바의 제품 페이지를 공유하는 것을 더 이상 막지 않고 위챗 이용자가 미니 프로그램기능을 사용해 특정 알리바바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IT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 후 '충동구매'에 빠져 있었던 한 사무직 지우링허우(1990년 이후에 출생한 사람)는 "규제 정책이 도입된 후 주요 플랫폼들에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서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는데, 차츰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걸 알게 됐다"고 이 신문과 인터뷰했다.

정책의 첫 성과가 나온 후에도 중국 정부는 채찍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7월 28일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안면인식 규제에 대한 사법적 해석을 내놓았다. 호텔·상가·은행·정류장·공항·경기장 등 사업장·공공장소에서 법률 및 행정 규정을 위반해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얼굴을 인식하거나 분석하는 것은 자연인의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여행을 좋아하는 한 지우우허우(1995년 이후에 출생한 사람)는 "예전에는 빅데이터에 의해 많이 이용당했지만, 최근 규제 정책이 도입되면서 상황이 좋아졌다"면서 "여전히 일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를 위한 환경은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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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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