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온라인 성착취 메타버스로 확산 우려
여성가족부, 방통위 등 관계부처 및 전문가들과 대책 마련 고민
"아바타 통한 소통으로 경계심 약화, 피해 구분도 제대로 못해"
#1. 피해자 A(여성, 13세)는 틱톡과 하쿠나 라이브 서비스 등을 즐겨 사용했다. 이러한 플랫폼에서 친분을 쌓은 가해자에게 신체 사진을 공유하게 됐다. 이후 가해자는 돌연 태도를 바꿔 본인이 요구하는 행동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신체 사진을 동영상 어플에 게시하겠다고 A를 협박했다.
#2. 피해자 B(남성, 16세)는 가해자와 유튜브 채널에서 댓글로 소통하다가 라인으로 연락, 친분을 쌓았다. 실제 오프라인에서 만나 성착취물 촬영을 당했고 이후 유포협박에 시달렸다.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각종 청소년 대상 성범죄 피해 사례들이다. 문제는 이러한 범죄 행위가 새롭게 개발되는 각종 신종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최근 우려가 커지는 분야는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현실)다. 메타버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게임에서 제공되던 서비스를 포괄·종합적으로 제공한다. 가상현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활용해 사회·경제적 활동까지 하는 플랫폼으로 급속히 사용자가 늘고 있다.
정희진 탁틴내일 팀장은 "기술 발전에 따라 온라인 성착취 범죄의 장소가 메타버스로 이동·진화할 수 있다"며 "특히 아바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아동·청소년이 온라인의 낯선 사람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경계가 한층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메타버스 등 신종 온라인 플랫폼에서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법률 전문가, 피해청소년 지원단체,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함께 메타버스와 같은 신종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한 성범죄 위험 요인을 살펴보고 현행 법률 적용 가능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 팀장은 "카카오톡 오픈채팅이나 디스코드 텔레그램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익명상 소통이 메타버스 내에서도 가능해졌다"며 "아동·청소년 이용 시 본인인증, 부모님 확인 등의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지만 가입시 성별이나 나이, 아바타 상태를 설정하거나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익명상 소통이 원활할 뿐더러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동시에 가상세계의 나를 현실세계의 자신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문제는 익명성을 매개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가상세계의 내가 피해를 입는 것이 나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라는 인식이 낮아지면서 피해인지 아닌지 구분조차 안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성착취 상황 발생시 '방 나가기' '메시지 삭제' 등의 기능을 통해 지난 기록을 삭제하게 되면 범죄 상황을 인식하고 피해 상황의 증거를 수집하기가 어렵다. 피해 상황 발생시 또는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디지털상 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익숙해진 청소년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민간 사업자의 자율 책임 역시 중요하다"며 "관계부처와 함께 관련 제도 보완 및 정책 집행의 실효성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