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그룹, IPO로 유동성 확대"

2021-09-10 11:59:06 게재

청약증거금 56조원 '흥행'

현대오일뱅크 상장 예정

설비투자 재무부담 통제

현대중공업그룹이 계열사 지분매각과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대하며 설비투자 재무부담을 통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는 17일 코스피에 입성하는 현대중공업은 일반 청약증거금으로 56조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현대오일뱅크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9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그룹 크레딧 이슈 점검 웹캐스트에서 현대중공업 그룹은 대우조선해양 합병이나 석유화학시설(HPC) 설비 투자 지속 등 자금사용이 확대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재무부담 증가는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지난 6월말 기준 으로 현대중공업은 선수금 유입 등으로 조선부문 순차입금 규모가 감소했지만 중장기적으로 건조물량 확대 및 강재가 상승 등으로 운전자본부담으로 인한 차입 규모 확대 불가피하다"면서 "하지만 현대중공업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하는 약 1조원의 자금을 연구·개발(R&D)과 운전자금에 활용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상장을 예정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도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에 대한 통제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롯데케미칼과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올해 11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HPC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레핀 계열의 제품기반 확보를 통한 비정유부문의 사업경쟁력 강화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도 투자자금지출로 인한 재무부담 가중됐지만, 설비준공 및 상업가동 이후 점진적인 현금창출력 개선 등을 고려할 때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증가 폭은 현 등급에 부합하는 수준 이내에서 통제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지난 6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내년 중에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후에도 현대삼호중공업, 현대글로벌서비스 등 계열사들이 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친환경 선박 등 연구개발 자금의 소요는 현대중공업 IPO를 통해 대부분 조달할 수 있다"면서 "현대오일뱅크 IPO의 진행경과와 더불어 자금조달 규모 및 활용방안 등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라 비경상적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은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그룹 내 사업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는 더 커졌다. 건설기계 부문의 시장지위 상승, 엔진 내재화를 통한 생산수직계열화 수준 향상, 영업기반 확충 등 사업적 측면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경우, 기업결합심사 결과와 더불어 대우조선해양 재무구조 등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영업 측면에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지만 EU(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조건부 승인으로 결정되는 경우, 해당 조건에 따라 시너지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인수구조상 인수시점에서의 현대중공업지주의 부담은 약 3900억원(한국조선해양 유상증자 참여)내외로 크지 않으나, 인수 이후 직간접적인 재무부담의 전이 가능성은 잠재적 부담 요인"이라며 "기업결합심사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인수가 확정되는 시점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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