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퀄컴, 미래차 플랫폼 공급자로 부상 … "국내기업 기술종속 우려"

2021-09-27 12:36:25 게재

"국내 중소·중견기업 사업 전환, 글로벌 SW 일류기업 육성해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등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와 소프트웨어(SW) 기술 경쟁력이 있는 미국의 거대 반도체 기업들이 미래차 플래포머(Platformer,플랫폼 공급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국내 자동차기업의 기술종속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7일 내놓은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장구조 고도화로 현재 차량에 장착된 수십 개의 제어기가 감소하고, 기능·성능이 강화된 3∼4개 제어기로 통합되면서 SW와 고성능 반도체 중요성이 커졌다. 이런 흐름에 맞춰 미국의 거대 반도체 기업들은 기존 완성차 기업이나 마이크로콘트롤유닛(MCU) 중심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보다 높은 기술력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20일 개최한 '인공지능(AI)데이'에서 차체 칩을 공개하는 등 전기차 기업에서 플래포머로서 확장 가능성을 암시했다. 테슬라는 이미 칩부터 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해 새로운 차원의 성능과 확장성을 갖춘 AI 컴퓨팅 플랫폼 'Dojo'를 구축했다.

퀄컴은 2020년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자율주행 플랫폼 '스탭드래곤 라이드'를 공개했고, 자율주행 사업 다각화를 위해 기술기업 비오니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015년 자율주행 플랫폼 '엔비디아 드라이브'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를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이 기업들이 높은 기술력과 많은 자본이 필요한 자율주행 SW·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패키지화해 자동차 업체에 턴키(일괄 입찰) 방식으로 공급,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NXP 인피니온 르네사스 등 기존 MCU 중심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은 AI, 5G, 보안 등 고성능·신기술이 요구되는 미래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제한적이다. 현재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은 맞춤형 칩·플랫폼 개발을 확대하고 있고, 주요 완성차 기업은 독자 개발로 기술 내재화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오트론의 합병으로 SW 역량을 결집했고, 현대모비스는 현대오트론 반도체사업 부문을 인수해 차량용 반도체 분야 개발 역량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업계는 운영체제와 AI 추론엔진 등 미래차 SW 기술역량이 취약하고, 차량용 반도체 역시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조민욱 선임연구원은 "완성차 중심으로 SW 플랫폼 개방을 통한 개발·협력 생태계 조기 구축,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전환, 글로벌 SW일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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