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쿠팡 노동자 1주기, 재발 방지 촉구

2021-10-13 11:14:15 게재

"야간 노동·쿠팡 규제 법안" 요구

쿠팡 "건강진단 확대 실시 중"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 야간 근무 후 숨진 고 장덕준씨 유족이 사망 1주기를 맞아 과로사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씨 유족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성의 있는 재발 방지책 제시와 국회의 '쿠팡 규제 법안' 마련"을 요구했다.

사건 당시 27세였던 장씨는 쿠팡에서 16개월 동안 심야노동을 하다가 지난해 10월 12일 심야 근무를 마치고 오전 6시쯤 퇴근한 후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 뒤 올해 2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 인정을 받았다.

유족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 동안 생업을 포기한 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회사에 요구했다"며 "하지만 근로자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회사(쿠팡) 대표가 한 약속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족은 이어 "지금도 덕준이의 친구들은 생명을 담보로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덕준이가 자기 몸을 희생하며 보여준 열악한 노동환경을 언제까지 눈 감고 귀 막고 모른 척할 것인가"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박석운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는 "청년들의 뼈와 살을 갉아 먹는 야간노동으로 성장하는 쿠팡을 계속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국회가 나서서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방지, 야간노동의 제한, 유통법 개정을 통한 야간 물류 센터 운영 시간제한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쿠팡 측은 "유족 지원을 위해 직접 협의를 요구했지만 과로사대책위가 협상자로 나서 야간근로 제한 등을 우선적으로 요구해 협의하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업계 최초로 건강을 증진시키는 쿠팡케어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고 야간 근로자를 위한 특수건강진단을 현행 법정 기준보다 확대해 실시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장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우리가 처음부터 요구한 것은 야간 근무 제한과 휴게 시간·공간 보장, 과로사에 영향을 미치는 냉난방 시설의 보완이었다"며 "쿠팡이 하겠다는 건 법적으로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로 자신들이 합의하자고 한 것도 이행하지 않고, 무대응 하는 것을 보면서 노동자가 사람대접을 못 받는 것 같아 비참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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