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생각상자·숲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정심여자중고등학교, 작은도서관 조성·독서 프로그램 운영 … 책을 통해 따뜻한 시간 선물
◆1만5000권 비치, 대출 반납 편리 = '생각상자'에서 나와 복도를 따라 걸으면 '생각숲'을 만날 수 있다.
'생각숲'에는 '문학' '인문사회' '과학' '만화' 등으로 분류해 책을 꽂아 놓았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트렌드 코리아 2020' '인문학 수업' 등 다양한 책들이 눈에 띄었다.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만화는 서가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은 식당으로, 교육관으로 오고 가는 복도에서 책을 쉽게 접하고 원하는 책은 손쉽게 빌려 읽을 수 있다.
작은도서관 '생각상자'와 '생각숲'은 총 1만5000여권의 책을 갖췄다. 이전에는 학과장 복도에 임시로 서가를 마련해 도서를 비치해 두고 있었는데 제대로 도서들을 분류해 비치할 수 있어 대출 반납과 관리가 보다 편리해졌다. 주 1회, 1인당 최대 3권을 대출해 읽을 수 있으며 독후감을 작성한 청소년들은 상점을 받게 된다.
청소년들은 작은도서관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한 청소년은 "일주일에 1번씩은 꼭 이용한다"면서 "작은도서관이라는 공간이 따로 생겨 책을 읽고 다른 활동들도 할 수 있어 좋다. 내부 인테리어와 조명이 너무 예뻐 안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소년은 "시간이 넉넉할 때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수능 공부, 검정고시 공부, 상담 등을 할 때 작은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면서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니까 책을 더 가까이 하게 되는 긍정적 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2020년청소년책의해' 사업 지원 = 정심여자중고등학교 작은도서관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독서 캠페인을 진행한 '2020년청소년책의해' 사업 중 하나인 '책읽는소년원' 사업의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소년보호종합교육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10개 소년원과 1개 소년분류심사원에 새로 수용된 청소년은 5900여명이며 1일 평균 수용인원은 1200여명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도서 관리의 어려움, 단발적 독서 프로그램 진행 등 책을 만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청소년들은 독서를 생활화하기 좋다.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를 접하지 못하며 외부와 고립됐기에 독서를 통해 자아를 성찰하기 좋은 환경에 있다. 공동으로 생활하기에 자연스럽게 '함께 읽기'도 할 수 있다. 또 '책읽는소년원' 사업 관계자들은 사회적으로 환대받은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책을 통해 사회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따뜻함을 선물하고자 했다.
이에 '책읽는소년원' 사업은 '2020 책읽는소년원 운영위원회'를 꾸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을 통해 정심여자중고등학교를 추천받아 작은도서관 조성과 '함께 읽기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함께 읽기'하며 다양한 독후 활동 = '함께 읽기 프로그램'은 지난해 초부터 주1회 2시간씩 진행됐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소년이여 요리하라!'의 박찬일 작가와 '작가와의 만남'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강사와 자원봉사자들의 출입이 제한된 이후 정심여자중고등학교는 자체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성교육 시간에 독서지도 과정을 편성해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총 5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청소년 소설 '아몬드'를 읽고 '등장인물 파악하기' '인물 관계도 그리기' 등의 활동을 하고 책 표지를 다양하게 꾸미는 등 독후 활동을 했다.
차영환 교무과장은 "학생들이 소년원에 입원한 이후 사회와 단절된 상황에서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교훈을 얻거나 위로를 받게 되며 심성의 교화가 이뤄진다"면서 "무엇보다 학생들이 점점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함께 독서하고 느낀 점을 나누거나 책 내용과 관련된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지며 서로 건전한 교류를 하는 계기가 된다"면서 "독후감 경진대회, 공모전 등에 참여하며 적극적 도전 의식을 갖게 되고 대회에 수상한 학생들은 성취감을 느끼며 더욱 책을 즐겨 읽게 된다"고 말했다.
◆책 읽는 청소년, 생활 태도 바르다 = 실제로 청소년들은 작은도서관과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점점 더 다양한 책들을 접하고 있었다. 책의 내용과 진로를 연관해 고민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청소년은 "지금까지 '아몬드' '페인트' '구덩이' 등의 책을 읽었다.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책을 1권이라도 더 읽게 돼 좋았다"면서 "청소년 문학은 청소년들에게 전해주는 어떤 것이 있어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청소년은 "최근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진로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면서 "책을 읽으면 상식이 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책을 즐겨 읽는 청소년들은 생활 태도가 보다 바르게 자리잡는 모습이었다. 정서연 교사는 "작은도서관이 만들어진 이후, 전체적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책을 읽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분위기는 다르다"면서 "책을 즐겨 있는 학생들은 자유 시간에 자신의 자리에 바르게 앉아 독서를 하거나 독후감, 일기쓰기 등 자신이 할 일에 집중하는 편이며 대체로 생활 태도가 바르고 차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