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초기단계 메타버스 자본조작·개인정보 리스크"
중국 칭화대 뉴미디어센터 '메타버스 발전연구보고서'
"메타버스를 가상세계로만 이해하는 것은 잘못"
페이스북(메타), 엔비디아,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IT 대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메타버스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에서 가장 핫한 단어로 떠오른 메타버스에 대해 다양한 사회적 리스크를 지적하며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제도적 역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중국 제일재경은 한 포럼에 참여한 칭화대 언론학부 뉴미디어연구센터 선양 주임의 발표를 인용해 "메타버스는 현재 볼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의 궁극적인 형태지만 메타버스 산업은 아직 개발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신흥산업의 미성숙함과 불안정성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잠재 리스크가 있다"고 보도했다.
선양 주임이 속한 팀이 쓴 '2020~2021 메타버스 발전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다양한 신기술을 통합하는 새로운 유형의 인터넷 응용 프로그램 및 사회적 형태를 의미하며 경제 시스템, 사회 시스템, 신원 시스템과 관련해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긴밀하게 통합하고 각 사용자가 콘텐츠 제작이나 세계 편집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선양 주임은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가상 세계로 이해하는데 이것은 오해"라면서 "그들은 증강 현실(3D 및 홀로그램 투영 포함)과 같은 형태의 메타버스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타버스는 융합된 세상으로, 현실과 가상을 융합한 것이며 메타버스는 현실의 우주를 초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인터넷 산업이 웹 1.0, 웹 2.0에서 모바일 인터넷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캐리어, 커뮤니케이션 방식, 인터랙션 방식, 참여감 및 상호작용성 측면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지 못해 '발전 없는 성장'으로 진행돼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재 모바일 인터넷 산업에서 주요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곳은 관련 플랫폼 형태"라면서 "메타버스 개념을 통해 족쇄를 깨고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메타버스 개념이 인기를 얻고 자본이 유입되면서 여러 종류의 기술들이 더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메타버스 기반 지원 기술'이라고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선양 주임은 "메타버스는 다양한 기존 기술의 결합 및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모든 기술을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에는 세 가지 핵심 기술이 포함돼 있는데 몰입 경험을 제공하는 '확장현실 기술', 현실 세계의 거울 이미지를 생성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그리고 인공지능(AI), 컴퓨팅 파워, 핫 콘텐츠IP, 가상인간 등도 메타버스 산업의 핵심 요소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메타버스는 '디지털 트윈', '가상세계' 및 '가상과 현실의 융합'의 3단계로 구성된다. 가상과 현실의 통합은 인터넷 발전의 주요 추세이지만 보고서는 현재 메타버스 산업이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에 있으며 대규모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산업 초기 단계에서 핫 트렌드가 된 메타버스 산업은 기회와 위험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건강하지 않은 상태이며 적어도 10가지 주요 리스크 포인트가 있다고 지적했다.
10가지 주요 리스크로는 △자본 조작 △여론 거품 △윤리적 제약 △독점 △과당 경쟁 △컴퓨팅 파워 부담 △경제적 위험 △중독 위험 △개인정보 위험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가 꼽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술적인 수준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여러 당사자들간 협업 중 발생하게 되는 데이터 보안, 데이터 변환의 명확한 경계, 재산권 및 리스크 책임 설정 등의 문제가 있다. 또 메타버스는 컴퓨팅 자원에 대한 수요가 높아 많은 양의 전력과 에너지 소비가 일어나 이산화탄소 감축에 더 큰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는 거대 기업들간의 경쟁 상황이 메타버스 생태계를 상대적으로 폐쇄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는 경제적 자립과 가상과 현실 사이의 상호 운용성의 이상적인 상태를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생태 거버넌스의 목표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완전히 개방적이고 분산된 메타버스를 구축하려면 독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밖에 메타버스의 경제시스템을 지원하는 가상화폐가 메타버스 개념이 부상하면서 가격이 요동을 쳤고 그 이면에는 자본조작 리스크가 존재한다.
선양 주임은 현재 메타버스에 많은 문제와 불확실성이 있으며 업계와 시장이 시급히 합리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메타버스에 사회적 관용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궁극적으로 메타버스의 발전은 기술 혁신으로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혁신이 공동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