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혼자 보내는 시간 증가 47.2%

2021-12-17 12:06:58 게재

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 4300여명 조사 … 경제적 중요성 생각, 교육격차 커져

코로나19 확산 이후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청소년이 47.2%나 됐다. 게다가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증가했다는 응답도 38.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원장 김현철)의 '코로나19 시대 청소년의 삶과 욕구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코로나19로 교육(학력) 격차가 더 커졌다(45.0%)고 느끼고 있었다. 또한 코로나19 전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크게 달라졌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가족'(26.4%), '친구'(15.0%), '여가(취미)'(9.9%)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가족'(24.5%), '건강'(14.9%), '돈(경제적인 것)'(11.5%)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율이 달라졌다. 이번 조사는 9~10월 전국 17개 시·도 만 9~24세 청소년 434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힘들었던 점(복수응답)은 '친구들을 만나지 못함'(38.0%), '외출하지 못해 답답함'(29.7%),'생활리듬이 깨짐(시간, 건강관리)'(26.0%),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함'(25.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의 생활 패턴도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이후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61.9%·복수응답)하고 잠자는 시간이 불규칙해졌다(38.6%).

가족과의 관계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가족 간의 갈등이 늘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5.4%,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경우는 58.5%였다. 또한 과반수에 가까운 49.5%가 '코로나19 이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청소년 시설 이용 비중은 현격히 떨어졌다. 청소년들에게 '지난 1년간 이용한 청소년 관련 서비스나 기관'에 대해 질문한 결과, '모두 이용한 경험이 없음'이 82.9%(복수응답)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청소년활동시설' 5.9%,'돌봄관련시설' 3.2%,'청소년복지시설' 3.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을 경우 '앞으로 할 생각이 있다'고 한 경우는 62.6%였다. '앞으로 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청소년은 37.4%였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할 생각이 없는 경우 그 이유(다중응답)는 '예방접종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 때문에'(66.7%)가 가장 많았다. 이어 '백신의 효과를 믿을 수 없어서'(28.5%),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아서'(18.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정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른 복지 시스템에 비해서 청소년시설 등은 상대적으로 서비스가 많이 중단됐다"며 "코로나19 등 재난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매뉴얼이 청소년 분야에서는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기구에서는 고립될 수 있는 청소년 등을 위해 오히려 관련 기관이나 시설들이 문을 닫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청소년의 욕구와 희망을 반영하는 상향식 정책 설정 방식으로, 재난 상황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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