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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미스터리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합동 공습을 개시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했고, 이란 해군은 개전 나흘 만에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이란 방공망은 무너져 미국이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산유국에 대한 공격을 통해 ‘유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 가장 큰 특징은 트럼프 대통령이 얻고자 하는게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번 전쟁의 ‘전략 목표’는 무엇인가? 몇 가지 주장들을 살펴보자. 첫째, 개전 명분은 ‘임박한 위협’이었다. 그러나 루비오 국무장관은 의회 브리핑에서 정반대 말을 했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계획임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미군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을 촉발하게 된다. 미국이 먼저 타격하지 않으면 더 큰 희생을 치를 것이기 때문에 행동했다.” 즉 ‘임박한 위협’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공격계획에 ‘미국이 방어적으로 끌려 들어갔다'는 고백이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것은 정권 교체 전쟁이 아니다”고 했다가, 트럼프가 이란 국민에게 “나라를 되찾으라”고 호소하자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행정부 핵심 3인의 발언조차 어긋나고 있다.
둘째,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식 명분은 '이란의 핵 완전 제거'였다. 그러나 3월 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는 이사회 성명에서 “이란이 핵무기 제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핵 위협’이 임박했다는 주장은 과장됐거나 거짓이었다. 이라크 전쟁 때 대량살상무기(WMD) 명분과 판박이다.
초기 전쟁 명분, 설득력 떨어져
셋째, ‘민주적 정권교체론’이다. 트럼프는 1월 초 SNS에서 “이란이 시위대를 죽이면 미국이 구하러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명분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주의를 복원하지 않았다. 무력으로 마두로를 제거하고 친미 인사로 교체했을 뿐이다. 하메네이의 죽음과 공중폭격은 이란의 지배층을 더욱 결집시킬 뿐이다. CNN은 “공중폭격으로 지도자를 바꿀 수는 있지만, 체제를 바꾸도록 강제한 사례가 없다. 폭격을 당하면 오히려 내부 결집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이란 국민 일부가 하메네이를 혐오해도 미국 폭탄이 내리꽂힐 때 누구의 편이 될지는 너무 자명한 일이다.
넷째, 일부에서는 ‘중국 견제론’을 제기한다. 역시 설득력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중국 견제론이 성립되려면 동맹국은 결속하고 중국에는 불이익이 가야 한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그와 반대다. 미국은 나토 동맹국에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국방장관 구이도 크로세토는 공격 당일 두바이에서 가족과 휴가를 즐기다 날벼락을 맞았다. 동맹국의 분열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인도·태평양 억지 전력의 일부가 중동으로 재배치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중국 억지력에 공백이 생겼다.
호르무즈 봉쇄로 중국이 타격을 받는다는 주장도 실제 수치와 다르다. 중국 전체 에너지에서 석유 비중은 약 20%, 그 중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는 비율은 약 35%다. 중국 전체 에너지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6~10%에 불과하다. 중국은 120일분의 비축유도 갖추고 있다. 구조적 취약점이라기보다는 ‘관리 가능한’ 충격에 가깝다. 타격이 더 큰 나라는 오히려 석유 수입의 60~75%를 호르무즈에 의존하는 한국과 일본이다.
다섯째, 앱스타인 파일을 덮기 위한 전쟁이라는 소위 ‘국면 전환론’이다. 이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2025년 2월 앱스타인 자료의 1차 공개 때는 공개 범위가 너무 좁아 여론이 악화됐다. 그 해 12월 앱스타인 파일을 전체 공개하는 투명법이 시행됐다. 2026년 1월 300만쪽에 달하는 자료가 공개됐다. 여론이 가장 악화된 시점은 2025년 7월이었고 공개된 이후에는 반대 여론이 소폭 감소했다.
전쟁의 ‘전략 목표 부재’가 더 위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왜 개시했고, 왜 지속하고 있는 것인가? 트럼프 스스로 말이 바뀌고 있고 본인이 밝혔던 이유들도 대부분 반박되고 있다. ‘중국 견제론’ 등 그 밖의 분석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분명한 것 한가지는 ‘전략 목표’가 무엇인지 전문가들조차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와 기업들이 ‘사태의 장기화’까지를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