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간인 사찰" 총공세 … '집토끼' 단속용?
윤석열 "야당 대선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 집권세력"
김종인 "문재인 대통령, 본인 의사 피력 강력히 요구"
TK 방문 맞물려 '지지층 결집' 효과 … '내로남불' 함정도
국민의힘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통신자료 무더기 조회를 '사찰'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다.
당의 대선후보와 배우자의 통신기록까지 수사기관이 여러 차례 들여다봤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동요하던 기존 지지층을 결속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도층을 넘어서는 국민 공분을 끌어낼 지는 미지수다. 이미 윤 후보 검찰총장 시절에도 같은 행태가 잦았기 때문이다.
◆"유신시절 중정과 비슷한 형태의 사찰" = 윤 후보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 대선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 집권 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방문 1박 2일 일정 이틀째다
공수처가 국민의힘 의원 다수와 함께 윤 후보를 비롯한 배우자 김건희 씨와 여동생까지 통신기록을 조회한 가운데 정권교체를 향한 강경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이 문제(통신자료 조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본인의 의사를 피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탄생한 공수처가 1960~70년대 유신 시절 중앙정보부와 비슷한 형태의 민간인 사찰을 했다"며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누차 이야기했으나 최근 나타난 공수처의 무분별한 통신조회 문제에 대해 정부는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을 향해서도 "무분별한 민간인 사찰이 실질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스스로 반성하길 바란다"며 "공수처를 이런 식으로 운영했을 때 국민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그때를 상상해서 합리적으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이 '사퇴'를 주장한 것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김진욱 사퇴"에서 "합리적으로 해결하라" = 앞서 29일 현재 국민의힘에 따르면 공수처는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의 통신 자료를 여러 차례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수처가 통신 자료를 조회한 당 소속 의원은 78명에 달한 상태다. 검찰·경찰까지 아우르면 국민의힘 79명이 조회 대상이 됐다.
중앙선대위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과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공수처장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 본부장은 "민주국가에서는 도저히 벌어질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국민의힘) 국회의원 78명, 윤석열 후보 그리고 그 가족에 대한 불법 사찰의 횟수가 계속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윤 후보에 대해서는 10회, 후보자 배우자(김건희)에 대해선 7회의 불법사찰의 정황이 드러났다. 공수처와 검찰을 합한 것"이라며 "아마 이 숫자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윤 후보의 경우 공수처 3회, 서울중앙지검 4회, 인천지검 1회, 서울지방경찰청 1회, 관악경찰서 1회였고, 부인 김씨는 공수처 1회, 서울중앙지검 5회, 인천지검 1회였다.
윤 후보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수사기관에 제공된 내역은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가입일, 해지일이었고, 조회 시기는 공수처는 9~10월, 중앙지검은 5~6월, 10~11월이었다. 부인 김씨의 조회 시기는 공수처는 10월, 중앙지검은 5~6월과 8월이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원내투쟁도 시작될 조짐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공수처에 대한 현안질의를 진행한다.
◆"국민적 공감은 힘들 듯" = 국민의힘의 사찰 공세는 윤 후보의 TK행보와 맞물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우자 경력 의혹과 당내 분란, 잇따른 실언 등으로 윤 후보의 지지도가 급락하는 가운데 지지층 일각에서 후보교체론까지 등장하는 등 '발 밑'이 위태로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과가 지지층을 넘어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사기관별 통신자료 조회 건수는 검찰 59만여건, 경찰 187만여 건이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한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검찰이 조회한 통신자료도 282만여 건이나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세가 거세질수록 '내로남불'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소속 법조인은 "통신자료 조회 자체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 허위공문서 작성이나 직권남용 정도의 혐의적용은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논란을 키울 수는 있겠지만 국민적 공감은 얻기 힘들어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