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주말 연이은 조문 행보

2022-01-10 11:25:47 게재

순직 소방관 영결식 이어이한열 모친 빈소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평택 물류창고 화재 순직 소방관 영결식에 참석한 데 이어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대통령의 조문은 그 자체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가족 위로하는 문 대통령 부부│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9일 고 배은심 여사 빈소가 마련된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문 대통령은 9일 김정숙 여사와 함께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배은심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배 여사는 1987년 아들 이한열 열사가 전두환정권의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뒤 유가협 활동을 하며 민주화와 인권 투쟁 현장을 함께 해왔다. '유월의 어머니'라 불리던 배 여사는 최근 급성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가 8일 다시 쓰러진 뒤 소생하지 못하고 9일 별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에게 훈·포장을 주며 배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한 바 있다.

빈소를 찾은 문 대통령은 고인이 또다른 아들이라 불렀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6월 민주항쟁의 상징인 이한열 열사와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간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고인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멀리 떨어진 광주까지 직접 찾아 김정숙 여사와 함께 조문한 것은 그만큼 배 여사를 생각하는 문 대통령의 애틋한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앞서 8일 물류창고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3명의 합동영결식이 열린 평택 이충문화센터를 찾아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소방관들이 순직한 6일 애도 메시지를 냈고, 7일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문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했다. 애도 메시지와 비서실장에 조문에 이어 문 대통령이 직접 영결식까지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탁현민 청와대 비서관은 SNS에서 "늦은 밤, 아니 오늘 새벽 지시를 받았다"며 "대통령으로서라기 보다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가는 것이니 별도의 의전이나 형식을 갖추려 말고 영결식 참석자 이상으로 준비하지 말라는 말씀과 함께였다"고 전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영결식에서 뒷줄에 앉아 순직 소방관 동료들의 조사를 경청하고 유족들의 헌화와 분향을 지켜본 뒤 마지막에 분양하고 유족들에게 인사했다. 별도의 조사도 없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영결식에 참석하기로 한 데에는 유족에 대한 위로와 함께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7일 참모회의에서 지난해 소방관 1명이 순직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이후 마련된 재발방지대책이 시행되기 전 같은 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재발방지대책에 공사 현장의 위험물질 관리 등이 빠져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영결식에 참석한 것은 고인에 대한 추모와 가족에 대한 위로 차원도 있겠지만 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봐야한다"며 "재발방지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철저하게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대통령이 영결식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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