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파산 지난해 절반으로 줄어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 "저금리·민간대출 덕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BBW) 최신호에 따르면 최소 5000만달러 이상 채무를 남긴 기업들의 파산은 2020년 245건에서 지난해 121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10년 평균 파산 건수 130건보다 낮았다.
미국 로펌 '맥더못 윌&에머리'의 구조조정 대표인 펠리샤 거버 펄먼은 "지난해 정규수술(비응급수술)에서 브로드웨이 쇼까지 셧다운되면서 미 경제가 냉각됐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출기관들이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대출을 할지, 회수를 할지 등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파산신청이 줄어든 또 다른 이유는 2020년 첫 팬데믹 당시 고전중인 기업들이 대거 사라진 탓도 있다. FTI컨설팅의 기업재무·구조조정 공동대표인 미카엘 아이젠반트는 "벼랑끝 기업들이 이미 2020년 시장에서 퇴출됐다"고 말했다.
벼랑끝에 서지 않았던 기업들에겐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생명줄이 됐다. 미국정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정·통화 부양책은 소비자와 기업을 떠받쳤다.
덕분에 몇년 전만 해도 투자자의 관심 밖이었을 기업들이 넉넉한 자본을 확충할 수 있었다. 아이젠반트 대표는 "파산직전 단계로 간주되는 CCC등급 기업들이 그처럼 많은 자본을 확충하는 걸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BBW는 "이는 부분적으로 민간 신용대출 시장의 성장세 덕분"이라며 "약 1조달러 규모로 커졌다"고 전했다. 이 시장에선 독립 펀드뿐 아니라 블랙스톤과 KKR 등 사모펀드투자회사의 신용대출 자회사 등이 활동한다. 이들은 월가 은행들이 기피하는 중형 규모 기업들에게 대출을 제공했다.
투자은행 '솔로몬파트너스'의 부채자문·구조조정 공동대표인 데럭 피츠는 "저렴한 금리 덕분에 기업 생명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며 "2020년 소매부문 기업들의 파산신청이 무더기로 쏟아졌지만, 지난해엔 상황이 달랐다"고 말했다.
올해 상황은 달라진다. 정부의 부양 규모가 줄어드는 데다 연준이 통화정책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산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맥더못 윌&에머리'의 펄먼 대표는 "대출기관들이 달라진 새로운 상황을 고려해 기업을 평가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파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솔로몬파트너스의 피츠 대표는 "단기간 내 구조조정 쓰나미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성장이 둔화된다고 해도, 사람들은 일하고 소비자들은 지출하고 있다. 빌리길 원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펄먼 대표는 "민간 대출기관의 대출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민간 대출시장 역시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특히 인플레이션은 시장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돈을 투자하던 6개월 전과 달리 지금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있다. 기업들은 다시 문을 닫고 있다"며 "사람들은 새로운 돈을 빌려줄지 말지, 빌려준다면 어떤 방식으로 빌려줄지 심사숙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I의 아이젠반트 대표는 "2021년 공세적인 투자가 올해 어떻게 변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엔 금융시스템에 너무 많은 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보다 전통적인 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엔 에너지와 소매 기업들이 무더기 파산했다. 브룩스브러더스와 체서피크 에너지, JC페니 등이다. 아이젠반트 대표는 "에너지 부문 기업들은 다음 사이클에서 여전히 고전하게 될 것"이라며 "테크와 미디어, 텔레콤 부문의 기업들도 동영상 스트리밍의 창조적 파괴물결로 구조조정 물결에 휩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소 올해 하반기까지는 파산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경영을 잘못하거나 업종 자체가 위기인 기업들은 고통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