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미래전쟁, 메타버스가 이끈다
본래 컴퓨터 관련 IT 기업인 사이버다인 시스템즈의 과학자 마일스 다이슨이 1994년에 제작한 스카이넷은 1997년 군사 방위를 목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이 탑재된 컴퓨터다. 이 인공지능 덕분에 모든 스텔스 폭격기들이 무인화돼 1997년 8월 4일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스스로 학습과 사고를 하는 특성을 가진 스카이넷의 발전을 두려워한 인간들이 이를 정지시키려 들자 같은 해 8월 29일 인류를 적으로 간주해 모든 방어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장악해 러시아에 핵미사일을 발사한다. 이 심판의 날로 인해 30억명의 인류가 몰살당한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는 스토리를 담은 영화 '터미네이터'의 줄거리다.
이 영화가 흥행한 이유 중 하나는 실제 벌어질 수 있는 현실의 공포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첨단과학기술의 혁신적인 발달로 무기체계 또한 눈부시게 발전하고, 전쟁 영역은 지상·해상·공중의 3차원에서 우주 및 사이버전까지를 포함하는 5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군사 전문가나 경험할 수 있는 복잡한 환경이 최근 각종 게임환경과 여러 형태로 접목이 되면서 일반인도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됐다. 국방 분야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국방 분야에서도 메타버스에 큰 관심
미 해군 버지니아급(7000t) 핵추진잠수함의 잠망경은 특수카메라로 외부 영상을 찍어 확인하는 방식인데 이를 컨트롤 하는 조정장치는 무려 3만8000달러나 된다. 최근 디지털 세대인 승조원들의 선호도에 맞춰 이 조정장치를 30달러짜리 가정용 게임기인 엑스박스(Xbox)의 컨트롤러로 대체해 긍정적 효과를 얻었다.
2012년 미국 법원은 7명의 전직 미 해군 네이비실 데브그루(팀6) 대원들을 기밀누설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팀6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미국 최정예 특수부대다. 그런데 이들이 '메달 오브 아너'라는 FPS게임 제작에 참여하면서 문제가 됐다. 팀6의 작전 내용이 게임을 통해 유출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세계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있는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실제 우리는 휴전이라는 상황에 익숙해서인지 분단국가라는 위기 상황에 둔감한 편이다. 하지만 전세계는 대한민국을 여전히 전쟁 위험을 안고 있는 나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전쟁에 대한 경쟁력은 충분한 것인가?
글로벌 파이어파워가 매년 조사하는 '군사력 지수'에 따르면 2021년 현재 한국은 0.1621로 일본 다음의 6위다. 군사력 지수는 낮을수록 군대가 강하다. 만약 지수가 0이면 전세계에서 상대할 국가가 하나도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지수는 전통적인 전쟁 형태를 시뮬레이션 한 결과이기 때문에 미래전쟁에 대한 준비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미래전쟁은 대부분 최첨단 기술과의 접목이기 때문에 현재 한국의 기술발전 수준의 추이를 보면 뒤쳐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크게 기대되는 현상이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쟁이 게임처럼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 시뮬레이션 게이머 한성호씨는 2021년 초 미국에서 개발된 AI 전투기 조종사를 상대로 귀중한 1승을 따냈다. 이 경기는 전투기 모의공중전으로, 대전 상대는 지난해 미국 국방성 산하 고등연구기획청(DARPA)이 개최한 '알파독파이트'에서 우승한 인공지능 '팰코'(Falco)다.
팰코는 AI간 공중전 우승을 비롯해 2000시간 이상 비행한 탑건과의 경기에서 단 한차례 유효공격도 허용하지 않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AI 조종사다. 게이머가 베테랑 탑건들도 해내지 못한 승리를 얻어낸 것이다. 대한민국 게이머들은 전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며 특유의 컨트롤 능력과 전략은 전세계 게이머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수준이다.
게임 선진국이 미래전쟁에도 유리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에 대한 세계관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환경이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미래전쟁에 대비하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실전에 가깝게 구현할 수 있으며 게임의 속성을 기본으로 갖는 플랫폼이다.
현재 역동적인 변화를 갖고 디지털혁명을 주도하는 대한민국의 특성을 살려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과 사용자 저변확대를 통해 미래전쟁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