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 손 내민 '이재명의 통합정부' … '진영' 넘을 수 있을까

2022-02-16 11:37:39 게재

진영·지역·학벌 넘고 성별·연령 고려한 '국민·균형 내각' 제시

문재인정부서도 실패 … 개인적으로 참여하면 '배신자' 낙인

소속 정당 반대하면 물거품 … "당 대 당 합의가 전제조건"

3.9 대선의 박빙승부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진영까지 뛰어넘어 손을 잡고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통합정부' '국민내각' '균형내각' 입장을 내놓았다. 이 후보의 국민 통합 방안이 실현한지 논란이다. 이 후보는 국회에 국무총리 추천권을 주고 책임총리제를 운영하는 등 '헌법 개정 없는 분권안'도 내놓았다.

15일 여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안철수 후보나 김동연 후보 등과의 단일화는 없다"면서 "다만 이들의 정책을 수용하고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자리를 주는 방식은 가능하고 비공식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했다.
심상정 후보 대선 출정식│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오전 전북 전주시 롯데백화점 네거리에서 대선 출정식을 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안 후보나 김 후보에게 과학기술부총리나 책임총리를 제안할 수 있겠지만 후보간 단일화 협상은 수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당 대 당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수용하겠다는 얘기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여당 정성호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전날 CBS라디오에 나와 "실질적으로는 (안철수 후보)본인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지 대의명분에서 같이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했다. 개인 생각을 전제로 "동의한다고 하면 유승민 전 후보나 이런 분들도 충분히 같이"라며 "위기 극복에 동의하고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고 하고 하면 충분히 임명할 수 있다"고 했다.

◆당 아닌 개인 자격 = 이재명 후보의 '통합정부론'에 '연정'이나 '연합'은 없다. '능력과 실력을 갖춘' 인물을 선택적으로 접촉해 장관 등 내각이나 청와대 비서관 등의 자리에 임명하겠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통해 '진영·출신지역·학벌을 넘어서 통합정부 국민내각 구성'과 '성별과 연령을 고려한 통합정부 균형내각 구성'을 제시했다.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책임총리제 실질적 운영, 부총리 정책조정 기능 활성화'도 약속했다. '성과'와 '국민 통합'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전날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치며 "온 국민의 마음과 역량, 지혜를 모으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며 "내 진영이 아닐지라도 협조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유능한 사람이면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박정희 정책이든 홍준표 정책이든 노무현 정책이든 연원을 가리지 않고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실용적으로 쓰겠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이 후보의 통합정부론에 대해 "선거과정에서 여야 어떤 후보를 지지했던 간에 국민을 통합해서 이 위기를 극복하는 국민내각에 참여하겠다, 이런 명분에 동의한다고 하면 또 그런 능력이 있는 분이이라고 하면 다 함께 하겠다"며 "정당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국민 통합과 위기극복의 가치에 동의한다고 하면 당연히 등용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실현 가능성은 =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국회를 존중해 국회 안에서의 이견을 수용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이면서도 다양한 인재들을 수용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통합'보다는 행정부 중심의 '성과'에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당대 당의 협치나 연대, 연정이 아닌 대통령 중심으로 다른 정당 소속의 인재를 등용하는 것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영입 대상에겐 '낙인'이 찍힐 수밖에 없고 배신자 취급을 받거나 당내 분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CBS라디오 진행자가 "만약에 국민 내각을 짠다고 하더라도 그걸 야당이 받을지 그것도 좀 봐야 될 것 같다"고 하자 정 본부장은 "당연히 그렇다"며 "결국 야당이 동의하지 않고 야당의 주요 인사들이 같이 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려운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어 "위기극복과 국민통합의 취지에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느냐"며 "그러면 이 후보는 또 민주당 중심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도 정의당, 바른미래당,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등 야당 전현직 의원들에게 장관, 대사, 청와대 비서관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사시키지 못했다. 2020년에 정의당 소속의 김제남 전 의원이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에 들어간 것이 거의 유일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신년기자회견에서 "협치야말로 우리 정치에서 가장 큰 과제"라며 "야당인사 중 내각에 함께할만한 분이 있다면 함께하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통합의 정치를 위해 야당인사들에게 입각을 제의했었지만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대당 연정인 DJP연합도 1년여만에 깨졌다"면서 "이 후보의 통합정부는 이 후보의 판단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어떤 구속력도 없다는 점에서 매우 불안하며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협치는 연정 수준의 당 대 당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다.

정의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이 후보의 통합정부는 선거용"이라며 "연정이나 연합 등 제도나 강제성이 있는 게 아닌 것은 진정성이 없다"고 했다.

조응천 여당 선대위의 공동상황실장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우리나라도 결국은 (갈등을 봉합하고 분열을 막기 위해) 연립정부, 연합정부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한다"며 "그거를 하려면 정책 연합 그리고 내각의 분배 이게 선제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