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명지대 입학정원 감축 정당"
2022-02-16 11:57:24 게재
법인재산 임의사용하고 보전약속 어겨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학교법인 명지학원이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입학정원 감축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이란 원심판결에 법 위반 등 사유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대법원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결정이다.
앞서 감사원은 전국 학교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임대보증금 관리 실태를 점검한 뒤 명지학원이 실버타운 '엘펜하임'의 임대보증금 338억5000여만원을 법인 운용비로 임의 사용했다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학교법인이 학교를 경영하는 데 필요한 재산 중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을 뜻한다. 학교법인은 연간 학교 운영비의 10배 이상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확보해야 한다.
교육부는 2017년 4월 명지학원에 '임의 사용한 임대보증금을 보전할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명지대는 엘펜하임을 매각해 같은 해 138억여원을 보전한 뒤 나머지는 매년 50억원씩 보전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하지만 명지학원은 약속한 계획을 지키지 못했고, 교육부는 입학정원을 감축했다.
이에 반발한 명지학원은 2018년 10월 행정소송을 냈다.
명지학원 측은 '교육부 허가를 받지 못해 엘펜하임을 매각하지 못했다'며 교육부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수익용 기본재산인 엘펜하임을 매각하려면 교육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부는 명지학원의 수익성 기본재산 처분 계획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명지학원은 수익용 기본재산의 법정 기준액의 60%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법정 기준액도 맞추지 못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명지학원이 나머지 수익용 기본재산을 다 팔도록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명지학원 계획대로라면 교직원 등의 법정부담금(건강보험료 등)조차 내지 못하는 재정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1심과 2심은 명지학원이 구체적인 대체재산 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패소 판결했다.
1심은 "피고(교육부)가 처분을 허가하지 않은 것은 원고(명지학원)가 처분으로 예상되는 수익용 기본재산 감소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보전 계획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교육부의 손을 들어줬다.
명지학원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입학 정원 축소로) 교직원과 재학생들이 다소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명지학원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는 수익용 기본재산 처분으로 얻게 될 대금 730억∼750억원 중 상당 부분인 약 620억∼645억원을 부채 상환에 우선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잔여 재산은 11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심리를 진행하지 않은 채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명지학원은 최근 법원이 회생 절차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파산 위기에 놓인 상태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8부(부장판사 안병욱)는 지난 8일 명지학원에 대한 회생절차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해 4월 기준 명지학원의 채무는 2000여억원에 달한다.
소식이 알려지자 명지대학과 명지전문대에 합격을 통보받은 예비 신입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입학을 취소하거나 포기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회생중단에 따른 불안감이 나타나면서 추가모집 인원 증가와 대규모 이탈 우려도 나오고 있다.
명지학원은 명지대와 명진전문대를 통합하고 수익용 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회생계획안을 새로 마련해 3월 말 법원에 회생절차를 재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명지학원의 재신청안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재단 소속 학교들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폐지가 확정될 경우 폐교까지 우려된다. 교육부는 명지학원 측이 실현 가능성 있는 회생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독려할 계획이다.
명지대는 지난 14일부터 합격자 등록포기 신청을 받아 오는 20일까지 4차례에 걸쳐 충원합격자를 발표하고 이후 결원이 발생하면 오는 22일부터 추가모집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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