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탓 미뤄놨던 6.1 지방선거 준비, 국민의힘 '전진 앞으로'

2022-03-14 11:34:21 게재

"압승 못하면 윤석열정부 뒷받침할 동력 얻을 수 없다"

개혁공천에 무게 … 이 대표 "돈공천 가능성을 끊겠다"

6.1 지방선거까지 석 달도 남지 않았지만,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아직 지방선거로 출발하기 위한 시동도 걸지 않았다. "대선이 끝날 때까지 지방선거 얘기는 꺼내지말라"는 '엄명'이 있었기 때문. 대선에 집중하기 위한 고육책이었지만 "벌써 공천관리위를 구성하고 활동할 시기인데 많이 늦어졌다"(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탄식도 들린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도의 인수위와는 별도로 당 차원에서 지방선거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어게인 2008' 기대감 = 김기현 원내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서 "지방선거에서 압승하지 못하면 소수여당인 우리는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제대로 뒷받침할 동력을 얻을 수 없게 된다"며 "지방선거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국회와 지방정부에서 크게 열세인 상황에서 지방정부라도 뺏어오지 않으면 윤석열정부 5년을 끌어갈 동력을 얻기 어렵다는 우려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임기초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최소 과반 이상을 얻지 못하면 정권이 초반부터 무너지는 꼴이 될 것"이라며 "무조건 압승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어게인 2008'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인다. 이명박정권이 출범한 직후 치른 18대 총선에서 여당 한나라당은 153석의 압승을 거뒀다. "이제 막 취임한 대통령인데, 힘을 실어줘야한다"는 집권초 프리미엄이 작용했던 것.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집권초 프리미엄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벌써부터 '공천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공천=당선'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넘치는 것이다.

◆4월말∼5월초 경선 = 국민의힘은 이번주부터 공관위 구성 준비에 착수하는 등 지방선거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에서는 공천개혁안을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다. 강도 높은 개혁공천을 해야 공정과 상식의 윤석열정부에 걸맞는 새 얼굴을 대거 내세울 수 있다는 고민이다. 청년층과 신인 출마자에 대한 배려나 '상습출마자' '지역토호세력' 등에 대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는 13일 지방선거에서 '돈공천'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돈공천의 가능성을 끊어내겠다"며 "지방선거 공천을 매개로 금품을 요구하는 사람, 또는 금품을 제공한 사람을 아는 분은 제보해달라"며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함께 올렸다. 이 대표는 "제보자의 신상을 보호하면서 철저하게 밝혀내고 당내에서 최고수준의 징계로 징벌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에서는 아직도 공천 과정에서 대가성 금품이 오가는 사례가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돈공천 근절을 시작으로 개혁공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가 구성되면 개혁공천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경선을 준비할 전망이다. 광역단체장 후보의 경우 경선을 원칙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은 늦어도 4월말에서 5월초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입장에선 경선이 한 달 남짓 남은 셈이다. 이번주에 지방선거 출마희망자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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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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