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우크라·북핵 해법 '온도차'

2022-03-15 10:19:53 게재

설리번 양제츠 로마서 회동 … 미국 발표에 중국 "존중·협조 없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우크라 사태 및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양측이 미중 관계와 관련한 전반적 문제를 논의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대화했고, 북한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대화가 진행 중인 로마 카발리에리 발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앞에서 한 기자가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 당국자는 북한 관련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의 최근 긴장 조성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설리번 보좌관은 이들 우려뿐 아니라 현시점에서 취할 필요가 있는 조치들과 중국과 함께 관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일들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긴장 조성 행위'는 올해 들어 잇따르고 있는 북한의 연쇄 미사일 발사, 특히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두 차례 시험발사에서 드러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시스템) 시험 및 신형 ICBM 발사 준비 움직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복원과 같은 핵활동 재개 움직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측 대화는 7시간가량 밀도 높게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추는 데에 솔직하고 깊은 우려를 표하고 양국 간 소통을 위해 연락선을 유지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설리번 보좌관은 특정한 행동의 의미와 그것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할 뿐만 아니라 군사적, 경제적 지원에 나서려는 데 대해 강력히 경고했음을 시사하는 언급으로 해석된다.

이에 반해 중국측 반응은 냉담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4일자 보도에서 이번 회담을 소개하며 '대화는 유지하지만 존중·협조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우크라 사태에 대해 미국이 로마 회의를 통해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이행하도록 압력을 가하길 원하지만 중국은 다른 사람들의 핵심이익에 오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 간의 가상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약 4개월 만에 (대면) 회담을 통해 중미 고위급 커뮤니케이션 메커니즘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는 세계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이번 회담이 우크라 분쟁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번 회담은 긴급사태에 대응해 급히 마련한 회담이 아니라는 전문가 발언을 통해 미국의 과도한 의미부여에 선을 그었다.

중국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번 회담이 지난해 11월 두 사람이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대만분리주의에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국과 중국의 시각차가 컸음을 드러냈다.

글로벌타임스는 우크라 문제에 대해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의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미국이 그렇게 할 능력이 없다 해도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불화를 조장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소개했다.

특히 중국외교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리하이둥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은 중국이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중국도 처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호존중, 평화공존, 상생협력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과 러시아 모두 미국이 양국을 분열시키려는 시도를 알고 있지만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미국의 선동을 견딜 수 있도록 확신과 침착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미국의 분열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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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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