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상생주택 전국화되나
인수위 부동산 공약으로 채택할 듯
'역세권 첫집'과 함께 공급 대안으로
서울시 상생주택이 전국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수위가 당선인 공약인 '역세권 첫집'과 함께 부동산 관련 국정과제로 채택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6일 복수의 인수위·서울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수위의 부동산 정책 골자는 세금은 낮추고 공급은 민간 주도로 바꾸는 것이다. 현 정부 정책과 정확히 반대 기조다.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정상화로 부동산 정책 기조를 확 바꾼 서울시 사례도 주요하게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으로 알려지자 시장은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인다. 부동산 문제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불러온 출발점이다. 대규모 정비사업을 일시에 추진하는 일에 새정부가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상생주택과 역세권 첫집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을 광범위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공급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부 입장에서 볼 때 '박리다매'형 상품이기 때문이다. 상생주택은 오세훈 시장 취임 후 서울시가 내놓은 민관 협력형 택지개발 모델이다. 그간 도시계획이나 규제에 묶여 개발이 불가능했던 땅에 공공이 결합해 집을 짓는 방식이다. 용도와 수명이 다했거나 활용하지 않고 있는 땅을 소유자가 내놓으면 공공이 그 땅에 집을 짓고 토지주에겐 20년 동안 임차료를 지급한다.
시 관계자는 "집 지을 땅이 없는 서울, 특히 도심에서 부지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했는데 의외로 모르고 있던 땅이 많다"며 "서울에 이런 땅도 있었나 싶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도심 복판에 있어 인기가 시들해진 골프연습장, 대형 차고지, 심지어 도심 내 농지까지 사업 참여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겨진 도심 땅 곳곳에 있어" = 시는 저이용 유휴부지로 판단돼 상생주택 대상지로 쓸 수 있는 땅을 찾고 있다. 용도가 다한 공공시설이 첫번째다. 전화국, 우체국 건물이 대표적이다. 이들 시설은 대부분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다. 주택공급 부지로 활용이 가능하다.
대형유통시설도 향후 상생주택 부지가 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과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상점을 대체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4차산업혁명 가속화가 도심 공간을 재편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자율주행이 활성화되면 도심 주차공간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예상 등이다. 출퇴근, 등하교로 이동한 차량이 시내에 머물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일정 규모 이상 땅이라야 사업 대상이 된다.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는 3000㎡ 이상인 부지가 사업대상지로 검토된다.
상생주택이 활성화되려면 민간 참여 유인책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 기준에 의하면 토지주에 적용되는 공공기여율은 60%다. 땅을 공공에 제공하고 받은 용적률 혜택의 절반 이상을 내놔야 한다.
종합부동산세 합산에서 해당 땅을 제외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토지 소유권은 땅주인에게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상생주택으로 제공한 땅의 세금이 합산된다. 공공에게 받은 임차료 수입보다 세금을 더 내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시는 더 많은 대상지를 확보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인센티브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업단계 단축이다. 상생주택 사업은 기존 지구단위계획 추진 단계에서 5~6단계를 생략한다.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아예 열지 않기로 했고 관행에 따라 해오던 각종 심사, 협상 과정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규제완화를 외치던 인수위가 부동산 값 과열에 놀랐고 숨고르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도심에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상생주택, 직주근접형 분양주택인 역세권 첫집 등에 인수위 부동산 정책의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