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뜬 오·한·석<오세훈·한동훈·이준석>, ‘보수 구원투수’ 역할 해낼까

2026-06-16 13:00:01 게재

계엄·탄핵으로 무너진 보수 … 비윤·찬탄 세 사람, 재건 적임자 지목

강성보수층·일부 당원 거부감 여전 … 세 사람 냉랭한 관계도 우려

보수 원로 “셋이 협력·경쟁 통해 시너지 내면 2030년 정권탈환 가능”

12.3 계엄과 윤석열 탄핵 이후 위기에 빠진 보수정치를 누가 재건할 것인가.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그리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눈길이 쏠린다. 오·한·석(오세훈·한동훈·이준석) 세 사람이 2030년 대선에서 정권탈환을 주도할 보수 구원투수로 기대감을 모으는 것. 다만 두 번째 탄핵으로 상처 입은 강성보수층과 일부 당원의 거부감은 그들에게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인사 나누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6 국민공공정책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김영삼정부 출신의 보수 원로는 오·한·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원로는 “계엄과 탄핵으로 무너진 보수를 재건할 사람은 오·한·석 세 사람밖에 없다. 이들은 윤석열정부 시절 비윤(윤석열) 또는 반윤 소신을 지켰고 윤석열 탄핵에 찬성했기 때문에 윤석열 이후 시대를 이끌 명분이 있다. 다행히 오 시장은 5선 위업을 이뤘고, 한 의원은 무소속으로 원내 입성했기 때문에 영향력이 더 세졌다. 이 대표도 지난해 대선에서 8.3%나 얻어 저력을 확인했다. 세 사람이 생산적 협력과 건전한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면 다음 대선(2030년)에서 정권탈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정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후에도 장동혁 대표 거취 논란으로 시끄럽다. 친한계와 소장파는 공개적으로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이 15일 “지금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자, 장 대표가 “지도부를 좀비라 표현하는 건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거칠게 충돌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섰지만, 국민의힘 자력으로 성취한 성과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여전히 집권을 기대하기 어려운 ‘좀비 정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처지 탓에 오·한·석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오 서울시장은 장 대표와 철저히 선을 긋는 선거 전략을 통해 5선에 올랐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당한 한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대표는 성공 가능성이 0%에 가깝다는 창당을 주도해 아직까지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앞서 보수 원로의 기대처럼 세 사람이 협력과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면 두 번의 탄핵으로 만신창이가 된 보수정치를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게 사실이다.

세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진 한계도 지적된다. 우선 강성보수층과 일부 당원들이 오·한·석 세 사람에게 품고 있는 거부감이 풀기 어려운 숙제로 꼽힌다. 강성보수층과 일부 당원들은 “세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의 국정을 방해하고 탄핵에 찬성하는 바람에 정권을 뺏겼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오·한·석체제가 장동혁체제를 쉽게 제압하지 못하고 주춤하는 것이다.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오·한·석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강성보수층과 일부 당원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한·석의 리더십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목된다. 앞서 보수 원로는 “세 사람 모두 자존감이 강한 공통점이 있다”며 “자존감이 강한 게 잘못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을 내 편으로 품어야할 때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세 사람 모두 스스로를 낮추면서 주변 사람을 품는 데 익숙하지 않고, 독선적인 면모가 엿보인다는 비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 사람 사이의 관계도 눈길을 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친정’으로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기를 놓고는 경쟁관계다. 오세훈-이준석 사이는 그나마 낫지만, 오세훈-한동훈과 한동훈-이준석 사이는 냉기만 감돈다는 지적이다. 자칫 차기 경쟁이 또 다른 보수 분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1997년 대선 당시 9룡 체제와 이인제 탈당, 2007년 대선 당시 친이(이명박)-친박(박근혜)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걱정이 벌써부터 제기되는 것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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