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중심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기반 마련

“서울 안 가도 암질환 지역서 치료”

2026-06-16 13:00:18 게재

국립대병원, 지역의료 컨트롤타워로 …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연계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지역에서도 암 등 중증·응급환자가 제 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국립대학병원을 육성한다. 단순히 국립대병원의 시설과 장비를 확충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의료전달체계 전반을 재편하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초점이 맞춰 추진한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15일 충남대병원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학병원 종합적 육성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지역필수공공의료의 최종 책임기관이자 연구·교육·공공의료 거점으로 육성해 지역 내에서 중증질환 치료가 가능한 의료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하다. 정부에 따르면 서울과 충북 간 치료가능사망률 격차는 12.7%p에 달한다. 지역 환자의 상경진료 비용은 연간 4조6000억원이나 된다. 특히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 환자들은 서울 대형병원을 선호한다. 이로 인해 지역 의료기관의 경쟁력 약화와 의료인력 유출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에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내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에서 발생한 질환을 지역에서 진단·치료·재활·관리하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에 나선다.

◆국립대병원의 임상역량을 대폭 강화 = 현재 지역 국립대병원의 전문의 수는 10병상당 2.3명 수준이다. 서울 빅5 병원의 절반에 머문다. 정부는 전임교원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총인건비 규제를 완화해 우수 의료진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화하고 로봇수술기, 첨단 암 치료장비 등을 도입해 중증환자 치료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특히 응급·심뇌혈관·외상·모자·어린이 분야 정부 지정 필수의료센터를 국립대병원 중심으로 확대 운영한다. 지역 주민들이 응급상황이나 고난도 치료가 필요한 경우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대책에서는 국립대병원의 역할이 크게 변했다. 지금까지 국립대병원이 개별 의료기관 역할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지역 의료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의원·지역병원·상급종합병원을 연결하는 진료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역 병·의원에서 진료받던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면 국립대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고 급성기 치료가 끝난 환자는 다시 지역 병원으로 회송하는 체계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진료정보 공유시스템과 병상관리체계, 의료인력 공동활용 시스템 등을 구축한다.

국립대병원장 권한도 강화된다. 국립대병원장을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참여시켜 지역 필수의료 정책 수립과 진료협력체계 운영을 총괄하도록 할 예정이다. 사실상 권역별 의료정책의 중심기관으로 기능하게 되는 셈이다.

연구와 교육 기능 강화도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의 중요한 축이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중증·희귀난치질환 연구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장비와 전문인력,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한다. 또한 국립암센터와 지역 국립대병원, 지역 산업계가 참여하는 협력 연구체계를 구축하고, 국립대병원 간 임상데이터를 연계한 초거대 데이터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중된 신약 임상시험과 첨단 치료기술 연구를 지역에서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환자들이 최신 의료기술 혜택을 보다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의료인력 양성 기능도 강화 = 정부는 지역의사제와 연계해 국립대병원이 의대생 교육부터 전공의 수련, 전문의 정착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다. 전공의 정원 확대와 임상교육훈련센터 구축, 협력수련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지역에서 성장한 의료인력이 지역에 남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이번 국립대병원 육성정책이 단순한 의료정책을 넘어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AI·첨단재생의료 등 지역 전략산업과 국립대병원을 연계해 의료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지역 정주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단지가 집적된 동남권은 외상·재활분야, 의료취약지 범위가 넓은 호남권은 AI 기반 원격 협진 분야,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집적된 중부권·대경권은 첨단재생의료 분야 등으로 접근한다.

관련해서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국립대병원이 지역의 공공의료기관과 인력을 네트워크로 관리하고 공공의료기관 없는 취약지는 설립도 추진하는 등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일차의료 강화와 통합돌봄도 국립대병원의 지역완결적 진료체계 마련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국립대병원 육성은 의료정책을 넘어 지역 정주여건 개선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투자”라며 “현장과 소통해 국립대병원이 지역필수의료 책임기관이자 연구 교육 공공의료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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