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수사, 기업으로 확대

2022-05-18 11:18:26 게재

경찰, 두산건설·구단 압수수색 … 성남시청 이어 두 번째

이재명·민주당 '정치보복' 주장 … "적법 수사 절차일 뿐"

'성남시민프로축구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후원금을 낸 6개 기업 중 두산건설만 압수수색을 벌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야당 등에서는 이번 수사가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두산건설 본사와 성남FC 구단 사무실 등에 수사관 16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압수수색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른 것으로, 지난 2일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이어 두 번째 강제수사다.
'후원금 의혹' 성남FC 압수수색 마친 경찰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FC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 구단주(2014∼2016년)로 있으면서 기업 6곳(네이버·두산건설·농협·분당차병원·현대백화점·알파돔시티)에서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했고, 이 과정에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 성남FC 쪽에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 중 두산건설만 압수수색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두산건설이 낸 후원금과 관련해 어떤 단서를 잡고 추가 압수수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국민의힘 등에서는 두산건설이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 중 가장 큰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성남시는 2015년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평을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허가를 내줬다. 특히 성남시는 해당 토지의 용적률과 건축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 만을 기부채납 받았다. 두산은 지난해 해당 부지에 분당두산타워를 완공했다. 매입가 70억원대였던 이 부지의 현재 부동산 가치는 1조원에 달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두산은 성남FC에 42억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안팎에서는 당시 건축 인허가 등 현안이 존재하던 기업들이 제3자인 성남FC에 지급한 광고비가 뇌물에 해당하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또 경찰은 후원금 용처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FC는 그동안 후원금 운용에 대해 성남시의회 등의 자료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성남FC 제3자뇌물수수 사건의 검찰 보완수사 요구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였다"면서 "확보한 자료 등 구체적인 수사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 측과 민주당은 그동안 두산그룹 사옥 유치는 기업 유치 성과라고 밝혀왔다. 장기간 개발되지 못하고 방치돼 있던 의료시설용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서 7개 두산그룹 계열사를 유치했다는 것이다.

이 전 지사는 17일 JTBC와 인터뷰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최근 자신을 둘러싼 수사에 대해 "국민의힘의 청부 고발 때문에 (경찰이) 수사하고, 제가 수사당하고 있다고 언론 플레이를 하고, 그 수사를 피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한다"며 "검찰이 하던 행태를 경찰도 같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이 전 지사에 대한 수사를 '정치적 경쟁자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정해진 수순 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는 검찰로부터 보완 수사 요구를 받은 부분에 대해 자료를 확보·분석해 진술과 대조하는 일반적인 수사 절차에 따른 강제수사라는 것이다.

경찰은 앞서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시 바른미래당 측이 "각종 인허가 편의를 봐준 대가로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며 이 전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자 수사를 시작했다. 이후 경찰은 이 전 후보를 상대로 서면조사 등을 벌인 뒤 지난해 9월 증거 불충분으로 검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고발인이 경찰 결정에 이의 신청을 했고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사건을 건네받아 수사 여부를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수사팀 요청을 여러 차례 반려하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대선 기간인 지난 2월부터 재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또 다른 경찰청 고위간부는 "다시 불기소 처분을 하더라도 피의자 진술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한 강제수사는 불가피하다"면서 "매뉴얼에 따른 수사절차가 맞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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