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K-푸드, 코로나19 딛고 글로벌 영토확장
전통식품부터 만두·라면 가공식품까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출액 100억달러
K-팝과 더불어 한류 알리는 전도사
K-푸드가 K-팝과 더불어 한류를 알리는 전도사가 되고 있다.
2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조사한 2022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한식이 한국 문화콘텐츠 인기도(49.4%)와 브랜드 파워 지수(67.6점) 부문에서 K-팝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지난달 23일 CNN은 "한국에서 가장 쿨한 수출품은 K-팝이 아닌 막걸리"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CNN은 '막걸리는 어떻게 소주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막걸리 역사와 현재를 조명했다.
막걸리는 한국에서 저렴하고 맥주보다 덜 세련된 술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국내 성장에 힘입어 해외시장 공략까지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K-치킨 인기 식품으로 등극 =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은 사상 최초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세계적인 물류대란으로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도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15.1% 증가한 113억6000달러를 달성했다.
김(7억달러) 장류(3억6000만달러) 라면(6억7000만달러) 김치(1억6000만달러) 등이 높은 성장세다.
K-푸드 중 외국인에게 인기 메뉴는 치킨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 '2021년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한식 경험자들이 가장 자주 먹는 한식 메뉴는 '한국식 치킨'(30.0%) 비율이 가장 높다. 치킨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현재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15개국에서 6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BBQ도 미국에 150개 캐나다 100개 일본 21개 등 57개국에서 5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BBQ는 지난해 해외 매장에서 117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01% 성장했다.
1일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는 '영국 고등학교 전교생에게 한국 치킨을 줬더니'라는 영상을 업로드 하면서 BBQ치킨을 소개했다. 이 영상은 반나절 만에 조회수 194만회를 달성했다. BBQ는 소속 전문요리사 6명을 현지에 파견하고 올리브오일, 소스 등 300kg이 넘는 원·부재료를 한국에서 공수하는 등 한국에서 먹는 BBQ치킨 맛 그대로를 현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조리된 치킨은 '허니버터갈릭스'와 '극한왕갈비치킨' 두 종류이며 영국 현지 고등학생 300여명에게 제공됐다. BBQ 치킨을 맛본 학생들은 "먹어본 치킨 중에 최고다" "좋은 형용사를 다 붙여도 되는 맛"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으로 다시 역수출 =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던 K-푸드는 다시 국내로 역수입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홍콩에서 국민 맥주로 평가받는 '블루걸'(Blue Girl)을 이달부터 전국 편의점에서 판매 중이다. 블루걸은 오비맥주가 1988년부터 홍콩 현지 판매사인 젭슨그룹과 손잡고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는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다. 홍콩 맥주시장에서 2007년부터 16년째 1위를 기록하며 오랜 기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비맥주는 홍콩시장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이번에 블루걸을 국내에 선보이기로 했다. 한국 기술로 만든 국산 맥주가 해외로 수출돼 성공을 거둔 후 역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첫 번째 사례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비비고 치킨&고수만두'를 현재 한정판으로 국내에서 선보이고 있다. 비비고치킨&고수만두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만두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인기 제품이다. 닭고기와 고수를 선호하는 미국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2009년 첫 출시됐다.
CJ제일제당은 16일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제품을 선보인다. 16일까지 구매를 위해 펀딩에 참여하면 이후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K-만두 매출 쑥쑥 = 'K-김치'와 'K-만두' 세계화 바람도 거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워싱턴D.C 의회가 7일 오후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에 이어 네번째다.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액 1억5990만달러를 달성한 K-푸드 대표주자 김치는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냉동만두 시장 공략을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제품군을 더욱 늘려 국내는 물론 미주와 유럽, 할랄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리서치앤마켓닷컴은 글로벌 냉동 만두 시장을 지난해 63억270만달러(약 8조233억원)에서 2028년 109억4000만달러(약 13조9266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미국 식품회사 제너럴 밀, 일본 식품 제조업체 아지노모토 등도 경쟁을 벌일 기업으로 전망했다.
CJ제일제당 해외 만두 매출은 2015년 1240억원에서 2020년 6700억원으로 440.3% 대폭 늘어났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 국내외 만두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41.1%에서 65%로 확대됐다.
2013년 한국 미국 중국 등에 5개 있던 생산 기지도 2020년 베트남 일본 유럽(독일) 등으로 확대되면서 15개로 늘어났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먹거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발맞춰 비건 인증을 받은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 선보이며 트렌드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수출 확대로 K-푸드를 맘껏 즐기지 못했던 글로벌 고객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한국식 만두를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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