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국내외 기업 긴축경영
SK하이닉스 청주 증설 보류
애플·MS·구글 등도 고용축소
경기침체 우려에 국내외 주요기업들 긴축경영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애플 구글 MS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고용축소 방침을 밝힌데 이어 국내 주요 기업들의 투자 축소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논의 끝에 결국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약 4조3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착공해 2025년 완공돼야 하지만, 이사회의 보류 결정에 따라 착공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SK하이닉스 투자 보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 투자계획 전면 재검토에 이어 두번째 국내 주요기업 투자 보류사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9일 투자계획 재검토에 대한 조회공시에서 "내용이 확정되면 1개월 이내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1조7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했었다.
업계에선 국내 기업들의 투자계획 축소, 고용 축소 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세웠던 투자계획은 당연히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원재료 부분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원래 투자대로 하기에는 계획이 잘 안 맞는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말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 대비 투자규모를 축소하겠다는 답변이 28.0%에 달해 확대 응답(16.0%)보다 12%p 많았다.
한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19일 투자계획 변경을 묻는 내일신문 질의에 당초 계획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경제 불확실성이 부담이 된다"고 밝혀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될 경우 투자계획을 변경할 가능성을 남겼다.
삼성 SK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총 1000조원이 넘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긴축경영 추세도 뚜렷하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채용 속도를 늦추고, 지출도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인 미국의 애플까지 긴축 경영에 나선 것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구글과 메타, 테슬라 등 빅테크 그룹들도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인력 감축과 신규 채용 축소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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