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공모주' 사기 잇달아
2022-08-23 11:19:02 게재
회사 사칭 범행에 선의 피해도
경찰 "비상장 주식 사기 전국화"
23일 경찰에 따르면 이달 초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보유한 IT 중소기업 A사를 사칭한 공모주 사기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일산 소재 A사의 기업공개(IPO) 총책임자와 담당자로 사칭한 일당은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기술특례상장을 하는데 회사 공모주를 매수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며 "가치가 높은 2000주를 한정 매수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 말을 들은 피해자는 지난 3월과 4월 6억9000만원으로 공모주를 매수했다. 하지만 대금을 받은 일당은 5월부터 종적을 감추고 연락이 두절됐다.
A사 사칭 피해는 한두 건이 아니었다. 최근 A사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회사 주주 또는 예비 주주를 대상으로 검증되지 않은 공모가격 확정신고서 등 다수 허위자료가 불법 유통되고 있다"며 "회사는 주식 관련해 어떤 회사와도 컨설팅 계약을 진행한 적 없다"고 밝혔다.
사건 피해자는 이달 초 이들 일당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위반 혐의로 일산동부경찰서에 고소했다.
비슷한 피해 사례는 또 있었다. 유령 주식소개 회사를 만든 일당이 올해 초 "친환경 제품 개발 B 회사가 상반기 상장이 확정되어 400% 이상 수익이 날 예정인데 주주로 참여하라"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투자 회사는 페이퍼컴퍼니였고 투자금이 입금되자 일당은 자취를 감추었다.
8억6000여만원의 피해를 본 투자자 15명은 이들을 특경법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 금천경찰서에 지난 4월 고소했다. 사건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이첩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대출사기팀들이 비상장 주식 사기로 많이 돌아서면서 피해가 늘고 있다"며 "사례를 보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전기 모터 생산업체 베노디글로벌 공모주 사건이 발생해 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베노디글로벌은 지난 2월 대표 이 모씨와 자문업체 관계자들이 회사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속여 주식 매수 대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자들은 100여명 이상으로 피해금액은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등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공모주TV와 언론사의 기사형 광고를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과 평택 지역 공장 증설, 북미시장으로의 사업 확장 등을 적극 홍보했다. "투자금 300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상장 예정 시기인 6월이 다가오자 일행은 잠적했다.
피해자들은 금천경찰서와 노원경찰서 등에 이들을 특경법 사기 등 혐의로 고소했고 사건은 서울청으로 이첩됐다.
경찰은 "B 회사 관련 건과 베노디글로벌 사건의 수사 집중관서로 금융범죄수사대가 지정됐다"며 "관련자 출국금지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지만 사건 취합이 계속되고 있어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최근 비상장 주식이나 비상장 코인을 유튜브나 텔레마케팅을 통해 파는 방식의 사기가 많아져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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