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늘릴수록 개발이익 커져"

2022-09-23 10:35:28 게재

SH, 내곡지구 개발이익 공개 … 임대주택 가치상승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서초구 내곡지구 개발이익이 1조30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H는 22일 "사업 전후 비교 결과 임대주택 자산가치 상승 등으로 개발이익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SH가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사업을 하면서 만든 아파트는 모두 2138가구다. 장기전세주택 1028호, 공공임대주택 1110호 등이며 자산가치는 공시가격 기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SH가 소유한 전용 84㎡ 아파트값이 가구당 약 18억원으로 급등한 것이 자산가치 상승 주 원인이다.

택지조성 당시 가격은 3.3㎡당 890만원이었다. 하지만 해당 토지가격이 7950만원으로 뛰면서 전체 개발이익 규모가 급상승했다.

SH가 2012년 타당성 검토를 할 때 기대이익은 245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보상비 간접비 금융비용 등이 증가해 지출이 2156억원 더 늘었다. 임대주택 가격이 급등하지 않았다면 내곡지구 수익성은 기대이익의 0.45% 수준에 그쳤을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들어 아파트값이 폭등, 상황이 바뀌었다. 적자가 예상됐던 수익성이 조단위 흑자로 바뀐 것이다.

서울시 정책도 영향을 끼쳤다. 2009년 오세훈 시장은 공공개발사업 시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올렸다. 내곡지구 전체(4352호) 중 임대 비율은 49.1%(2138호)에 이른다.

토지는 SH가 소유하고 입주자에게 주택만 분양하는 건물분양주택(토지임대부주택) 방식이었으면 개발이익은 더 높아졌을 수 있다. SH에 따르면 내곡지구를 건물분양주택으로 전환할 경우 개발이익은 공시가격 기준 2조3896억원이었다. 여기에 용적률까지 높이면 공급 가능한 주택이 더 늘어나면서 개발이익이 훨씬 증가할 수 있다. SH가 용적률을 450%로 계산해보니 개발이익이 3조1628억원까지 증가했다. 내곡지구 용적률은 평균 200%가 적용됐다.

공공개발 시 개발이익이 많이 나면 기반시설 등 시민 편의시설 확충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 김헌동 SH 사장은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지었기 때문에 자산이 5배 늘었다"며 "당시 건물만 분양했다면 땅값이 상승해 SH 재산은 2조3000억원까지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은 저렴한 가격에 집을 얻어 좋고 SH는 이익이 더 생기고 집값도 안정시키는 여러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구룡마을 성뒤마을 등 새로 개발할 곳은 용적률을 최대한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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