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생명과학연구원
첨단 기술·의학 융합해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
수준 높은 임상시험 수행 … 방대한 임상 데이터 바탕으로 인공지능 의료로봇 개발 박차
바이오산업은 국민 건강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정부 차원의 산업육성 지원과 더불어 민간의 적극적인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바이오헬스 분야에 두각을 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1990년 의학 발전과 임상진료 수준 향상을 위해 아산생명과학연구소를 세웠다. 연구소는 서울아산병원의 풍부한 임상 자원과 연구 인프라, 뛰어난 연구진을 바탕으로 기초와 임상 연구를 조화롭게 발전시켰다.
2011년에는 규모를 확장해 아산생명과학연구원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은 맞춤치료, 줄기세포,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술 등을 연구하며 산업체-대학-연구소-병원을 잇는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우수한 연구 경쟁력을 인정받아 2013년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연구개발 사업에 선정됐으며 이후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2021년 사업 과제 주관기관으로 지정됐다.
2018년 '뇌 정신질환·암의 사람중심 융합기술 진료-케어 신산업 생태계 구축', 2020년 '사람중심 초연결 혁신융합기술 기반의 고위험환자 안전 확보를 위한 미래 의료환경 구축' 연구 과제에 착수했다. 2021년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지원 생태계 구축' 과제에 돌입했다.
첨단 혁신기술과 의학을 융합해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를 실현하고 질병의 사전 예측과 예방을 현실화해나가는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을 소개한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직원들은 30년 여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임상시험과 연구활동에 매진했다. 연구원 임상시험센터에서는 수준 높은 임상시험으로 의학적 해답을 찾아가고 있으며 의공학연구소 직원은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의료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소 20년 맞은 임상시험센터 =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임상시험센터는 올해로 개소 20주년을 맞이했다. 센터는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 수행을 위한 식약처 승인절차가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한 승인절차와 분리되는 시점에 개소했다. 그 후 지난 20년간 임상시험 수행에 있어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는데 그 과정에 임상시험센터의 역할이 컸다.
개소 초기 국책 과제 지원을 통해 임상시험센터의 설비를 구축하고 인력을 확충했다. 우수한 인력 개발과 조직·프로세스 개선도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그 결과 각 연구자가 연구 코디네이터와 진행할 수 있는 임상시험의 수준을 넘어 더 복잡하면서도 새롭게 발전하는 신약 임상시험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2016년부터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을 4개 부문으로 나눠 전문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업무의 질과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여러 고형암을 동시에 등록하는 조기 항암제 임상시험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연구자와 임상시험센터가 함께 참여하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의뢰사로부터 좋은 모델이라고 꾸준히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전체 임상시험이 양적으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조기임상시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면서 표준 치료법이 없는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대안을 가져다주고 있다. 2020년에는 전략개발 조직을 신설해 임상시험 의뢰사나 임상시험 수탁기관과 협약 업무를 전담함으로써 서울아산병원에 더 좋은 치료 기회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2013년 ARO(Academic Research Office) 조직을 신설했다. 제약회사 주도의 임상시험은 대개 새로운 치료제를 환자에게 사용하기 위한 허가와 시판에 일차적인 목적을 둔다.
하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여전히 해답을 찾아야 할 많은 의학적 질문이 남아 있다. 그러한 질문에 답을 얻고자 연구자가 직접 기획하고 시행하는 것이 연구자주도 임상시험이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012년 9월부터 5개 기관을 포함해 10년간 '다약제 내성 B형 간염 임상시험' 진행을 주도해 왔다. 이 연구는 ARO 조직이 출범해 처음 담당한 연구였는데, 우수한 저널에 여러 편 실렸을 뿐 아니라 전세계 진료 가이드라인과 국내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개선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연구를 시작할 당시 두 가지 이상 항바이러스 약제에 내성 변이를 가지고 있는 B형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환자들이 매우 많았다. 2011년 국내에 도입된 '테노포비어'라는 신약은 이러한 약제 내성 환자들에게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는데 그럼에도 전세계 전문가들은 테노포비어를 반드시 다른 약제와 함께 복용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 진료 가이드라인과 건강보험 급여기준 역시 이에 맞춰 제시됐다.
임 교수팀은 기존의 소규모 연구 결과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테노포비어 단독요법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무작위 배정 비교 임상시험을 수행하기로 결정하고 연구 설계, 연구비 확보, 연구 수행기관 및 연구자 선정 등의 준비를 거쳐 2012년 9월 20일 첫번째 환자를 등록했다. 그 후 지난 10년간 진행한 이 연구를 통해 전세계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바꾸고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개선할 수 있었다. 환자들이 불필요한 병용요법을 하지 않아도 됨으로써 부작용 위험을 크게 줄였고, 국내 건강보험 재정을 매년 약 300억원 절감했다.
의학적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연구자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고, 임상시험센터는 연구자가 임상시험을 통해 근거를 생성하고 표준 진료지침을 제시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이룰 수 있던 성과였다.
반준우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임상시험센터 소장은 24일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아산병원은 제약회사가 신약개발을 위해 수행하는 임상시험을 신속히 진행할 뿐만 아니라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통해 의학적 근거 생성에도 큰 강점을 갖고 있다. 역량 높은 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임상시험센터가 이들의 연구를 수준 높게 뒷받침하면서 지속적으로 좋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 의공학연구소 =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이 주축이 되는 4차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첨단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의료기기 개발 연구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의공학연구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민간 기업과 협력해 의료 로봇, 3D 프린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의료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의 국책 과제 연구비 중 20%가 의공학연구소에 투입되고 있을 정도다.
의공학연구소는 올해로 개소 10주년을 맞이했다. 2012년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 국내에서 의공학연구소라는 조직은 이름조차 생소했다. 그런데 10년이 흐른 지금 임상 의료진 90여명을 포함해 총 100명이 넘는 교수가 참여하는 대형 연구 조직이 됐다. 단연 국내 최대 규모다.
의공학연구소는 2017년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사업에 선정되어 의료정보융합 자동화 의료기기(인공지능 수술 로봇 및 소프트웨어 등) 개발 기업들과 협력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술·재활·간호 로봇과 자동화 의료기기 △임상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이 융합된 신개발 의료기기 △환자 생체 및 영상 정보 기반 신개념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는 기업에 비임상 및 임상시험 과정을 직접 컨설팅하고 있다. 4년여 사업기간 동안 45억원을 지원받아 40여개 기업을 지원하고 국내외 의료기기 품목허가 13건을 공동 추진했다.
또한 의공학연구소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수술용 의료기기 연구개발 지정병원으로 선정돼 2015년부터 '기업연계 의료기기 개발센터(HOPE)'를 운영하고 있다. 수술용 의료기기 개발 기업과 협력해 지금까지 60여건의 기기를 공동으로 기획해 상용화를 지원했으며, 10건 이상의 전임상 및 임상시험을 지원했다.
심장내과 연구진과 공동 수행한 보건복지부 융합의료기기개발 과제를 통해서는 심장 관상동맥 중재술 보조 로봇을 개발하고 우수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직접 교원 창업을 통해 최종 임상 실용화를 이루고자 매진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식약처의 품목 허가 획득도 기대한다. 이외에도 의공학연구소는 비뇨기 내시경시술 보조 로봇, 경구강수술 보조 로봇 등도 강소기업들과 협업해 개발 중이고 모두 탐색임상 진입 단계에 있다.
최재순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의공학연구소 소장은 24일 "의공학연구소는 임상 현장에서 느끼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민간 기업과 함께 발전시켜 상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 로봇 기술이 도입되는 것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국산 의료로봇 개발 사업이 수년 내 성공해 의료 질을 높이고 국가 로봇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