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부동산 PF 리스크 양극화 우려
고위험 비중 큰 중소형사 유동성 위기
일부 대형사, 침체기에도 적극적 투자
둔촌주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사업비 상환 유동성 위기를 넘기면서 증권사들이 모처럼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부동산 PF 문제는 여전히 업계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고위험 비중이 큰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는 가운데 일부 대형사의 경우에는 침체기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모색하는 모습으로 양극화 현상이 부각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부동산 PF 리스크 문제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근본 원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침체기 속 부동산 금융 사업 영위 측면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 또한 나타났다.
최근 메리츠 증권은 1조5000억원 규모의 롯데건설 PF 유동화증권 매입 투자협약을 맺는 등 침체기에도 부동산 금융 투자 기회를 적극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반면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발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계열사 매각을 진행하며 자금 수혈에 주력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에 비해 고위험 자산 비중이 큰 중소형증권사들에 대해서는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더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후순위 PF 대출이나 브릿지론을 많이 취급하고 있는 곳이나 계열 지원가능성 약하거나, 자본력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부실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타격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형사라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회사채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돼 PF ABCP 차환이 원활하지만,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 부동산 이슈는 언제든 불거질 수 있고 시장이 다시 흔들릴 경우 대형사들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본부장은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PF는 대부분 기준금리 1% 내외 시기에 시작되었는데 급격한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서면서 PF의 사업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Bridge Loan)을 많이 취급하고 있는 증권사의 경우 실적 저하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올해는 높은 금리수준과 투자심리 위축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지속에 따른 이익창출력 약화가 예상된다"며 "계열의 지원가능성 약하거나, 자본력 취약한 중소형사의 영업 경쟁력 약화 및 재무안정성 저하 등에 유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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