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출시 첫날 … 카드 등록 100만장 넘어

2023-03-22 11:39:22 게재

21일부터 서비스 시작

'NFC 단말기 확대' 숙제

21일 현대카드를 통한 애플페이 서비스가 시작된 가운데 이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현대카드 100만장이 애플페이에 등록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아이폰의 애플페이를 이용해 결제하는 모습. 사진 애플페이 제공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오늘 오후 10시 기준으로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토큰은 신용카드를 애플페이 기기에 등록할 때 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를 뜻하는 것으로, 정확히는 100만명(회원수)이 아니라 100만장(카드수)이라고 현대카드 측은 설명했다.

21일 오전 10시까지 등록을 마친 카드 개수는 17만장이었는데 12시간 만에 5배 이상 늘어나며 애플 사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이날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일에 맞춰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오늘은 바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애플페이 첫날"이라면서 "이제 개를 데리고 산책하다, 한강변을 조깅하다가 애플 워치로 간단하게 물을 사 마시는 평범하지만 대단한 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던킨 올비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은 "오늘부터 국내 사용자들은 애플페이를 CU GS25와 같은 편의점, 폴바셋과 같은 커피전문점, 롯데백화점과 같은 백화점, 코스트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와 같은 슈퍼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던 EMV 승인 방식이 한국에 처음 도입되는 날이기도 하고, 우리의 생활에서는 간편하고 훨씬 안전한 NFC 단말기가 확산되는 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2014년 처음 선보인 애플페이 서비스가 우리나라에는 2023년에서야 들어오게 됐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애플페이가 한국에서 보급률이 낮은 NFC(근거리 무선 통신) 결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국내 가맹점의 카드 단말기는 비접촉식인 NFC 방식이 아니라 마그네틱을 긁거나 IC칩을 삽입하는 접촉식 결제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NFC 단말기가 있어야 하는데 가맹점에 단말기 설치를 지원하는 것이 리베이트에 해당, 현행법과 배치돼 애플페이 도입이 계속 지연됐었다. 이 문제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와의 독점 계약을 포기하기로 하면서 해소됐다.

NFC 결제 방식을 채택한 애플페이의 결제 속도는 접촉식 결제방식보다 확연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비 총괄은 "애플페이를 가맹점에서 사용하려면 측면 버튼(터치 ID 기기는 홈 버튼)을 두번 누른 뒤 아이폰 또는 애플 워치를 NFC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된다"면서 "생체 인식 정보를 활용해 한번의 터치 또는 안면 인식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애플페이 결제 시연에서 생체 정보 인증 후 아이폰을 카드 단말기에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 바로 결제가 완료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속성 편의성 보안성 등을 자랑하는 애플페이지만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NFC 단말기 보급을 확대하고 제휴 파트너사를 더 늘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290만개 가운데 애플페이와 호환되는 NFC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약 10% 수준에 불과해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니면 아직은 사용이 어렵다.

또 이마트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매장에서도 사용이 불가능하며, 티머니 캐시비 등 선불교통카드 사용도 현재는 안 된다.

이와 관련해 애플페이와 현대카드 측은 "현재 애플페이의 가맹점 파트너는 현대카드 개인고객 거래건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향후 사용처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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