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개편 전원위원회

"승자독식 선거제, 제3 세력 성장 불가능"

2023-04-11 11:18:31 게재

심상정 의원 "사생결단 정치, 국가적 문제 해결 못해"

"비례대표 수 늘리고 정당지지율에 의석수 수렴해야"

오랫동안 선거제 개편을 주장해왔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산파역할을 해온 심상정 정의당 의원(사진·경기 고양시갑)은 10일 "승자독식 선거제도 개선없이 제3의 정치세력의 성장은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선거법 개편과 관련한 전원위원회에서 "사생결단의 정치로는 극심한 불평등, 지역소멸, 인구절벽, 기후위기 등 국가적 명운이 달린 문제를 조금도 해결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의원은 진보정당으로 원내에 들어온 20년을 회고했다. 그는 "오랜 노동운동을 뒤로 하고 정치의 길에 들어선 이유는 단 하나였다"며 "국회 담장을 넘지 못하던 보통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한숨과 울분에 반응하는 정치를 위해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당 사이 가파른 협곡을 헤쳐 오며 20년을 버텨왔다"며 "승자독식 소선거구제는 36년 양당체제의 철옹성이었다"고 했다.

정의당이 현재 선거제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도 감추지 않았다. 심 의원은 "정당득표 10%를 얻고도 국회의원 2% 의석밖에 얻지 못해 억울했다"며 "빼앗긴 8%의 의석"을 강조하기도 했다. "선거제 개혁이 곧 제 밥그릇 챙기기 아니냐는 비난"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수용하면서 "정의당도 국민이 지지해 주신 만큼 의석수를 얻고 싶다"고 했다.

제도 개선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심 의원은 "단 한 표가 당락을 가르기 때문에 선거 때마다 절반에 가까운 표심이 버려졌다"며 "국민을 닮아야 할 국회가 유권자 절반을 시작부터 배제하고 구성되는 것"이라고 했다. "낮은 비례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도입된 제도가 바로 비례대표제지만 그 비율은 고작 15.7%에 불과해 보완기능이 매우 취약하다"고 했다. "정치인들의 착한 선언만으로는 (개선이) 불가능하다"며 "타협과 상생의 민주주의를 뒷받침할 제도개혁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대안으로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100% 반영되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최선"이라면서도 "이번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은 비례대표 숫자를 늘리고 의석수가 정당 지지율에 최대한 수렴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현행제도 보다 비례성과 대표성이 높아진다면 그 어떤 제도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불거진 위성정당 사태에 대해서는 제도를 바꾸기 보다는 거대양당의 결단을 주문했다. 심 의원은 "위성정당 출현을 제도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며 "정치권의 충분한 합의가 전제되지 못해 비롯된 만큼 이번 만큼은 확고한 합의 속에서 선거제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의 압도적 승리는 정치의 붕괴를 의미할 것"이라며 "승자도 패자도 공존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다당제 연합정치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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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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