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간의 선거법개편 '전원위원회' 마무리
'난상토론 없는 백가쟁명' … '500명 공론조사' 추진
"개인 의견 무질서하게 쏟아내" … 김진표 "소위 구성, 결의안 작성"
'당론→지도부 협상' 예상 … 국민·전문가 대상 대규모 여론조사 계획
선거법 개편을 위한 전원위원회가 마무리되면서 이를 취합, 결의안을 만들기 위한 소위원회 구성이 추진될 전망이다. 토론보다는 국회의원 100명이 백가쟁명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치개혁특위는 국민여론조사, 공론조사, 전문가 여론조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결국 각 정당이 당론을 정해 지도부간 합의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개특위 핵심관계자는 "의장실에서는 전원위원회를 통해 나타난 의견들을 모아 소위원회를 구성, 합의점을 찾도록 시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원위원회를 주도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전원위는 효과가 있었다. 많은 의원들이 국민들 앞에서 선거제도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얘기할 기회를 가졌다"며 "선거라는 게임의 룰을 정하는 것은 플레이어인 의원들이 자유롭게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당의 입장이 정해진 게 아니라서 의원 각자가 가진 개인 의견이 다양하게 쏟아졌다"며 "이를 어떻게 수렴해서 공통분모를 만들어 전체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토론이 없었다" = '난상토론'을 예고했던 전원위원회에서 토론은 없었다. 일방적인 개인 의견을 내놓는데 그쳤다. 전날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원위원회에는 토론도 합의도 없었다"며 "각 의원들 개인의 의견들이 무질서하게 쏟아져 나왔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국회의원 전원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의원들부터 스스로 기대가 없고 국민의 호응도 없다"며 "이대로 개인 의견들만 제시하다가 전원위원회가 끝난다면 국회는 무능력해 보일 뿐"이라고 했다. 경실련은 "(전원위원회에서) 개별 의원들이 제각각 입장만 밝히는 등 제대로 된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는 전원위를 통해 국회의원이 개별 소신을 밝힌 만큼, 충분한 공개토론을 거쳐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
◆소위에서 결의안 마련 = 전원위원회 소위에서는 전원위원회 결과를 모아 결의안으로 만들 예정이다.
김 의장은 "전원위가 성과를 만들어내려면 양 교섭단체나 다른 정당의 의견을 수렴해서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소위원회 같은 기구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의제도 함께 논의해달라"며 원내대표들에게 요구했다.
전원위 소위는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에서 제안한 내용이다. 전원위 산하 소위를 5~7인으로 구성해 결의안 초안을 만들자는 요구였다. 심상정 의원은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했는데 양당이 협의해 결의안을 어떻게 수정·조정할 것인지, 국회의원들의 토론 결과를 종합해 선거법안이 아니라 의원들의 발언을 하나의 결과로서 정리해내는 기초소위원회 같은 것을 전원위원회에 구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의원들의 발언이 하나하나 흩어지지 않고 구체적인 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소위원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정개특위로 넘어가는 공 = 정개특위는 이달말이나 다음달초에 공론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개특위는 5000명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이중에서 500명이 공론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공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려면 5월말은 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 정치 연구자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 여론조사도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개특위는 전원회의 결의안과 공론조사,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경실련은 "전원위 이후 국민 공론조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충분한 숙의 기간 보장으로 제대로 된 공론화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정개특위 관계자는 "여야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게 전원위원회에서 확인됐고 거대양당의 입장이 어느 정도 윤곽을 보인만큼 정개특위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공론조사, 여론조사 등 국민들의 의견에 정치권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를 토대로 당론이 정해지고 지도부간 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야 모두 위성정당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선거법을 고쳐야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손을 볼 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안 의원은 "다시 정개특위나 양당 지도부에 권한이 이양되면 또 똑 같은 쟁점으로 다투기만 하고 시간만 지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