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100명 '선거법개편 의견' 보니
국민의힘 "중대선거구+병립형", 민주당 "소선거구+권역별"
거대양당 유리한 선거제 전환 선호 뚜렷, 협상 난항 예고
다음주 '소위 구성', 결의안 채택해 정개특위에 전달 계획
김진표 국회의장 "5월까지 단일안 도출, 선거구획정 가능"
국회의원 100명이 선거법 개편에 대한 의견을 내놓은 4일간의 전원위원회는 국민의힘 등 보수진영과 민주당 등 진보진영의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여주면서 협상 난항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수도권에서 일정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도농복합제를 선호했고 민주당은 영남지역에서의 추가 의석확보를 기대할 수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 확대하자는 의견을 다수 내놨다. 국민의힘은 '중대선거구+병립형비례제도', 민주당은 '소선거구제+권역별비례대표제'로 갈라지는 모습이다.
14일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이 전원위원회에서 의견을 제시한 의원 100명의 발언을 분석한 결과 지역구 선거에 대한 의견을 낸 의원 42명 중 20명이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반대하거나 신중한 입장을 보여줬다. 이중에서 민주당 13명, 기본소득당 1명, 무소속 1명 등 진보진영이 15명이었다. 국민의힘은 4명에 그쳤다.
중대선거구제 찬성 의견을 가진 의원은 22명이었고 이중 16명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었다. 시대전환 소속 1명도 국민의힘과 같은 의견을 냈다. 반대 입장은 20명이었는데 민주당 13명, 무소속 1명, 정의당 1명, 기본소득당 1명 등 진보진영이 16명이었다. 국민의힘 의원은 4명이었다.
경실련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의원들이 "수도권이 과대 대표되는 반면 농촌 지역은 과소 대표되고 있으며 수도권은 근소한 차이로 당선이 결정된다며 농촌 지역은 지금처럼 소선거구, 도시지역은 중대선거구제로 변경을 주장했다"고 했다.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의원들은 "중대선거구제를 소선거구제로 개편한 경험이 있고 중대선거구제는 대만과 일본이 모두 폐기한 제도"라며 "중대선거구제가 의회의 다양성을 가져올지 의문이고 오히려 인지도가 높은 사람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 정치신인에게 큰 장벽이며 조직선거가 중요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거대양당, 비례대표제 의견도 갈려 =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의견은 더욱 뚜렷하게 갈렸다. 비례대표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의원이 60명이었다. 비례대표 확대를 주장한 32명은 민주당 25명, 무소속 2명, 정의당 3명, 진보당 1명, 기본소득당 1명 등 모두 진보진영이었다. 이들은 "양당 독과점 구조를 전환해 민심에 비례한 선거제도를 이루기 위해 비례의석수 증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비례대표제의 축소나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28명에게서 나왔는데 이들중 국민의힘 소속이 25명, 민주당 소속이 3명이었다. 경실련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려면 의원 정수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데 국민은 의원수 확대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비례대표제 폐지,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회귀를 주장했다"고 했다.
◆4일간 비슷한 기류 이어져 = 보수와 진보 진영간 선거법 개편에 대한 의견은 매일 비슷하게 나왔다. 지난 10~13일까지 나흘간 각각 28명, 28명, 24명, 20명 등 모두 100명이 발언에 나섰다. 민주당에서 53명이 발언했고 국민의힘 38명, 정의당 4명이 각각 발언자로 나섰다. 기본소득당, 진보당, 시대전환이 각각 1명씩 나왔고 무소속 의원이 2명 참여했다.
첫날부터 민주당 등 진보진영 의원들은 비례대표제 확대와 함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중대선거구제를 반대하고 소선거구제를 고집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비례대표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부 비례대표 축소(2명) 의견을 내거나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찬성(5명)하는 '이탈표'가 지역구, 비례대표제 모두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는 비례대표 확대엔 한목소리로 반대입장을 제시했다. 지역구 선거에 대해서는 4명의 의원이 민주당 기류와 비슷한 소선거구제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당론 정해 협상 펼쳐야" = 전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전재수 의원은 이날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의장과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여당에 전원위 소위 구성을 제안해놨고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조만간 소위가 가동돼 의원들이 내놓은 의견을 취합, 정리할 것이며 이를 결의안 형태로 전원위에서 통과시켜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달 27일 정개특위 운영기간을 연장하고 다음 달에는 정개특위 논의와 공론조사가 투트랙으로 운영돼 합의점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당론을 정해 협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전원위) 토론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잘 수렴해서 여야 의원들의 지역구 선거와 비례대표에 관한 단일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가능하면 4월 중에, 늦더라도 5월 중순까지는 단일안을 만들어서 이것을 본회의의 표결을 거쳐서 정개특위로 다시 보내면 정개특위가 선거관리위원회와 협의해서 선거구 획정을 한다"고 설명했다. "대체로 현재까지 진행되는 속도로 보면 빠르면 5월 중에는 마무리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김 의장은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지만 공약수를 모아보면 대개 지역구, 비례대표로 나눠서 크게 보면 각각 2, 3개의 조합이 가능할 거고, 그걸 토대로 이제 수렴을 해 가고"라며 "지금부터는 협상의 시간이다. 여와 야가 나뉘어서 자기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협상을 통해 단일안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