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식품(GMO)의 거짓과 진실
국내 식탁도 GMO 안전지대 아니다 … 위기 맞은 종자검역
GMO호박 생산·유통 발각 … 육종기술 진화하면서 GMO 구분 어려워
방울토마토 샤인머스캣까지 혼돈 … 씨앗 전수조사, 완전표시제 요구
유전자변형 주키니호박이 생산·유통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내에서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유전자가 변형된 농산물이 우리 식탁에 오른다는 공포감과 함께 거짓정보도 확산하는 추세다.
GMO반대전국행동·전국먹거리연대 등은 20일 "소비자에게 GMO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앞으로 개방 압력이 더 거세지면서 GMO 수입에 따른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전자변형 관련 완전표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MO 완전표시제는 GMO 작물을 원료로 사용할 경우 함량과 관계없이 그 사용여부를 표시하는 제도다. 유럽연합 등은 완전표시제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식품에 GMO 성분이 포함됐더라도 그 비율이 3%를 넘지 않으면 비의도적으로 혼입된 것으로 보고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나 농산물에 대한 GMO 괴담이 나오게 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일 등 농산물 씨앗 GMO 괴담 = 방울토마토나 샤인머스캣, 씨없는 수박 등이 GMO라는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과일은 육종을 통해 개량된 정상적인 품종이다. 육종기술이 발전하다보니 우리가 알던 농산물과 다른 변형된 생산물이 늘어나면서 GMO 오해를 받는 것이다.
바나나에 대한 거짓 정보도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세계 바나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캐번디시 바나나라는 품종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GMO라는 거짓정도도 유통되고 있다. 바나나의 다른 품종은 무름병 등으로 멸종된 반면 캐번디시 바나나가 수출에 용이한 품종으로 개량되는 과정에서 나온 GMO 괴담이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과일 중 GMO는 없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이 GMO 과일을 허용하면서 앞으로 국내 시장에도 등장할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최근 항산화물질이 함유된 보라색 GMO 토마토 시판을 허용했다. 이 토마토는 강력한 항산화물질로 꼽히는 안토시아닌을 다량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금어초에서 안토시아닌 관련 유전자 2개를 가져와 주입해 만든 것으로 기존 토마토보다 10배 많은 항산화물질을 생산한다.
빵과 면의 원료인 밀은 주식이라는 점에서 GMO 품종에 부정적이었지만 최근 GMO가 유통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는 국내에 GMO 밀가루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십년 전 해외에서 개발됐지만 유통이 금지되면서 생산이 중단됐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사상 최악의 가뭄 등을 겪으면서 GMO 밀을 개발해 공식적으로 유통시키고 있다. 국내 시장에 GMO밀이 들어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GMO완전표시제와 검역시스템 보완 필요 = 국내 시장이 GMO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예측은 주키니호박 사태로 빚나갔다. 정부는 국내에 GMO 호박 종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왔지만 국내 주요 육종회사에서 GMO 씨앗을 몰래 들여와 생산농가에 판매한 것이 들통났다. 그만큼 국내 시장도 GMO 품종에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이번에 증명된 셈이다.
육종과 GMO 품종은 이를 생산하는 농가나 소비자들이 분별하기 어렵다. 육종은 생물이 가진 유전적 성질을 이용해 새로운 품종을 만들거나 기존 품종을 개량하는 방법이다. 이에 반해 GMO는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생물체의 유용한 유전자를 분리하고 인위적으로 생물 종에 도입해 특정한 성질을 갖도록 DNA 일부를 변형시킨 것이다. 육종과 GMO는 그 과정이 다르지만 소비자들이 구분할 수 없어 국가 검역과 관리시스템, 정보공개 등의 개선으로 불신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GMO가 유해하다는 과학적 증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GMO에 대한 시장의 불안은 여전히 높다. 정부가 이를 일부라도 해소하기 위해 완전표시제를 통한 정보공개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준 한살림연합 농산물위원장은 "친환경농산물을 표시하고 유통 소비할 권리처럼 GMO가 아닌 종자와 열매를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식약처장이 완전표시제 법제화를 언급했지만 종자검역이 무너진다면 식품의 표시는 결코 완전할 수 없어 모든 농산물 국내 유통 씨앗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MO반대전국행동·전국먹거리연대·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먹거리시민단체는 14일 세종시 농식품부 앞에서 'LMO(GMO) 국가검역·관리시스템 붕괴 규탄, 정보공개 및 피해보상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완전표시제 도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