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복합시설 이음터

학교와 마을을 잇는 복합시설 '이음터'를 아시나요?

2023-04-26 11:04:55 게재

경기 화성시 학교부지에 복합시설 7곳 건립 … 늘봄학교·방과 후 프로그램 모두 담아내는 공간으로 '인기'

한국교육개발원·내일신문 공동 기획

화성시의 학교복합시설이 교육부의 '학교복합시설을 통한 늘봄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 집중 지원 정책'과 맞물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생들은 이음터를 이용해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받고 지자체는 부지 확보의 어려움 없이 주민이 원하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역주민들은 도서관이나 돌봄센터, 어린이집 등 다양한 시설이 한곳에 있어 부족한 문화복지 서비스를 충족할 수 있다. 이음터는 다양한 마을교육공동체사업을 통해 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마을 교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2일 경기도 화성시 새솔동의 '송린이음터'를 찾았다.

초등학생 1~3학년을 대상으로 '송린 비행기 탐험' 수업. 사진 이의종


"이렇게 구겨진 종이와 종이비행기는 뭐가 다른가요?"
"날개가 없어요."
"머리가 안 무거워요."
"추락해요."

22일 토요일 오후 2시 경기도 화성시 새솔동에 자리 잡은 학교복합시설 '송린이음터' 강의실에는 초등학생 1~3학년을 대상으로 '송린 비행기 탐험' 수업이 열리고 있었다. 고무줄 손잡이를 이용한 슈팅 글라이더의 기초지식과 원리를 배우고 주날개, 수평 꼬리날개, 수직 꼬리날개 순으로 직접 조립을 한 뒤 날리기 실험까지 이어졌다.

권문옥 교사는 "학생들이 글라이더가 무엇인지 배우고, 만들어서 직접 날리는 체험을 통해 비행기가 어떤 원리로 하늘을 날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고 말했다.

송린이음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커뮤니티 계단. 사진 이의종


◆학교 부지에 복합시설 건립 = 경기도 화성시 새솔동 송린중학교에 가면 '송린이음터'라는 복합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학교가 부지를 제공하고 지자체가 돈을 들여 지은 것으로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

5층 소프트웨어교육실. 사진 이의종


송린이음터는 경기도교육청이 송린중학교 부지를 화성시에 제공하고, 화성시가 2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은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건물이다. 송린중학교 학생들은 학교와 붙어있는 송린이음터의 실내체육관 시청각실 등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2019년 하반기에 문을 연 송린이음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커뮤니티 계단이다. 이곳에서는 계단 미술관이나, VR 체험존, 수노을 음악제, 송년 축제 등을 운영했고, 올해도 다양한 행사가 진행 중이다. 아이들은 땀이 나도록 신나게 체험을 즐기고 부모들도 함께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1층에는 송린어린이집과 어린이자료실이 함께 있고, 2층에는 시청각실과 종합자료실, 3층엔 실내체육관, 화성형 아이키움터, 다함께돌봄센터, 4층에는 문화교실과 요리교실, 공유미디어스튜디오가 있다.

4층 공유미디어스튜디오. 사진 이의종


5층에는 소프트웨어 교육실과 집단운동 공간(GX룸) 등을 갖춰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학생들 원하는 시간에 불편함 없이 사용 = 남지윤 송린중학교 부장교사는 "학생들은 송린이음터의 실내 체육관, 시청각실, 문화교실 등을 원하는 시간에 불편함이 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린이음터는 현재 화성시인재육성재단에서 위탁 운영 중이다. 이남우 송린이음터 팀장은 "주중 수업시간에는 학교에서 원하는 시설은 학교가 우선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층 실내체육관. 사진 이의종


송린이음터는 교육을 매개로 마을과 학교를 잇고 주민과 학생을 연결하는 복합시설 역할을 한다. 이음터가 있는 새솔동 지역은 인구 2만5000명, 평균연령 32.8세의 젊은 신도시다. 미취학아동과 취학연령 학생도 다수를 차지하고 생태 환경과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욕구가 높다.

이음터 도서관은 2층에 종합자료실과 1층에 어린이자료실로 구분되어 있다. 주민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독서를 하면서 학습을 할 수 있게 쾌적하고 넓은 환경을 만들었다. 각종 문화시설, 교육시설이 한곳에 집중돼 있어 이용하기도 편하다.

주민들은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이음터가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2층 시청각실. 사진 이의종


3층에 있는 화성형아이키움터에서 장난감도 빌리고 공동육아도 한다. 바로 옆 다함께돌봄센터도 초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 40여명을 방과 후에 돌봐주고 있다

송린이음터는 ICT특화사업인 멀티미디어교육, VR·AR 체험존 운영, 각종 코딩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마을과 마을을 잇는다. 정규 교육과정이 진행되지 않는 방학 동안 송린이음터에서는 유아 및 초등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창의 체험과 자기주도 학습역량 강화 프로그램, 건빵학교(건강한 방학생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음터가 있는 새솔동은 생태 친화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어 화성시가 시민들을 위한 생태환경 특화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송린이음터 소속 어린이 기자단으로 활동 중인 왕성윤 학생 어머니 이진은씨는 "아이가 진로 강좌를 듣고 자기 꿈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며 "이음터가 생태 탐험 활동이나 난타 강좌 등 학교나 학원에서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내용을 제공하는 배움터이자 나눔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와 이음터를 연결해주는 연결 통로. 사진 이의종

송린이음터 3층에는 학교와 이음터를 연결해주는 연결통로가 있다. 수업시간에는 통로를 통해서 학생들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이 공간으로 들어오고 축제 기간이면 체육관과 시청각실을 이용할 수 있다.

학생과 지역주민 등 복합시설 이용자 간의 동선은 완전히 분리되어 학생안전이 확보된다. 기자가 21일 연결통로를 통해 학교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남 부장교사는 "동선을 분리했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이용하는 이음터 시설이 한정되어 있고 교사의 인솔에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1~3층 커뮤니티 계단. 사진 이의종


◆이음터마다 특화된 프로그램 = 화성시는 학교복합시설 '동탄중앙이음터'가 주민과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이음터를 7곳으로 확대했다. 7곳의 이음터는 ICT, 연극·영화, ICT와 생태·환경, 음악·미술, 목공·가죽공예 등 각각의 특색에 맞게 운영 중이다.

ICT로 특화된 동탄중앙이음터, 연극·영화가 특화된 '다원이음터', ICT와 생태·환경으로 특화된 송린이음터, 음악·미술로 특화된 '동탄목동이음터', 목공·가죽공방 등을 특화로 한 '서연이음터'가 문을 열었다. 아울러 화성시는 영천동과 장지동 일대에 2개의 이음터를 추가로 완공해 모두 7개의 이음터를 운영 중이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학교시설을 규정대로만 짓다보니 아이들을 위한 특별활동 공간이 적고 주민들 입장에선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해 학교복합시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특히 공공택지를 개발할 때 시행자측이 충분한 기반시설을 공급하지 않는데 그에 따른 민원은 지자체가 감당해야 한다"며 "택지개발 시 최대한 교육청과 협업해 이런 복합시설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교육청도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늘봄학교와 연계해 다양한 학교복합시설을 우선적으로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향후 5년간 지역·학교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학교복합시설을 기초지자체별로 1개 이상 조성할 계획"이라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재정자립도 대비 사업비의 20~30% 예산을 지원하는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화성 = 김기수 곽태영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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