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협박한 일당 유죄

2023-05-02 15:40:40 게재

'비자금 폭로' 공갈혐의, 주범은 실형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재판에 넘겨진 신풍제약 경영진을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낸 일당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풍제약 하청업체 관계자 A씨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세무사 B씨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19년 수사기관등에 비자금을 폭로하겠다는 '서한문'을 작성한 뒤 신풍제약 경영진에게 보냈다. 이들은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신풍제약 경영진 C씨 등으로부터 5억원을 받아내는 등 수억원의 현금을 받아냈다. 또 15년간 월 2억5000만원씩 물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계약까지 받아냈다.

A씨 등은 실제 물품 계약은 정상적인 거래였고, 받은 돈 일부는 정상 거래의 선급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해 자신의 행위가 협박죄나 공갈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범행을 중단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2개월간 집요하게 협박한 점에 비춰 상장회사로서 비자금 조성이 외부에 알려지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비자금 구체적 금액까지 적힌 서한문으로 피해자들의 두려움은 막연한 것을 넘어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품공급 계약 체결은 피고인에게 당장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의 대안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피고인들의 협박과 계약 체결 사이 인과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뒤늦게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실이 일부 인정된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얻은 이익을 고려할 때 충분한 피해보상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이어 "A씨는 갈취한 금액이 결코 적지 않아 범행기간, 피해금액, 행위 태양 등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물품 계약을 통해 얻은 '매출액' 전부를 갈취액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A씨 등은 물론 검찰도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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