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6월 금리 동결 확신 … 연내 인하 전망은 엇갈려"

2023-05-04 11:30:54 게재

최종 금리 5.25%로 금리 인상 중단 확신

"연내 금리인하 없다" 발언에 증시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0.25%p 금리인상을 만장일치로 단행했다. 다만 제롬 파월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번이 마지막 인상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확답을 주지 않고, '연내 금리인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약세로 장을 출발했다. 월가와 국내 증권가는 최종금리 5.25%로 6월 금리동결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내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제롬 파월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월 매파적 발언에 실망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5월 FOMC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0.25%p 인상을 단행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인하는 없다고 언급하며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0.29포인트(0.80%) 떨어진 33,414.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83포인트(0.70%) 하락한 4,090.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5.18포인트(0.46%) 내린 12,025.33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이라는 메시지까지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생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5월 FOMC 회의에 앞서 지나치게 긍정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4일 오전 국내 증시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8포인트(0.26%) 내린 2494.82로 출발한 뒤 2500선을 밑돌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05포인트(0.12%) 내린 842.13으로 출발한 뒤 840선을 잠시 밑돌기도 했지만 이후 오름폭을 키워 전날보다 소폭 상승 전환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금리 인하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해선 수요와 고용시장 상황이 좀 더 약화될 필요가 있다며 매파적 색채를 강조했다"며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을 파월 의장이 차단한 데 따른 실망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금리인상' 문구 삭제 = 미 연준은 3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려 5.00~5.25%로 결정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금리 상단 연 5.25%와 한국 금리 연 3.50%의 격차는 1.75%p로 벌어졌다.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최대 폭'이다. 기존 격차인 1.50%p는 2000년 5~10월에도 경험한 적이 있지만 1.75%p까지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 1월 연 3.50%로 결정한 후 두 차례 금리 동결을 선택해 3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동안 미국은 연 4.50%에서 연 5.25%로 0.75%p 높이면서 격차가 확대됐다.

FOMC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미국 1분기 경제가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었으며, 고용시장 또한 최근 견조한 흐름을 이어나가고 실업률도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최근 미국 은행시스템에 대해서는 안정적이라고 평가한 가운데, 향후 타이트한 신용 여건은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입장 또한 유지했다.

이번 성명서의 가장 특징은 문구 삭제를 통해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지난 3 월 성명서에 포함되었던 "위원회는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소간 추가 금리 인상(additional policy firming)이 적절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그 대신 추가 조치가 적절할 수도 있다는 표현으로 톤을 낮췄다는 점이다. 이어 추가 긴축 여부는 통화정책의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변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증권가는 금리 인상 자체보다 이러한 성명서 문구 변화에 촉각을 세우며 '6월 기준금리 동결'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종금리 5.25%로 금리 인상 중단을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경제지표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국면에 접어든다면 연준은 이번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며 오는 6월 FOMC부터는 금리 인상 중단을 검토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FOMC는 6월부터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고 있다"며 "추가 인상 단행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헤드라인 물가 둔화 흐름, 근원물가 상승세 약화 가능성, 노동시장 약화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연내 금리인하 할까? 의견 엇갈려 = 다만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을지는 의견이 엇갈렸다. 먼저 연내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규연 이코노미스트는 "기저효과가 소멸된 하반기 중 물가의 하락 속도는 더딜 것이고, 서비스물가 외에도 주택가격 반등이 물가 하락에 대한 확신을 약화시키고 있어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점차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훨씬 큰 충격이 가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물가 압력이 급격히 둔화된다면 연말 경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김명실 연구원 또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성명서와 달리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은 여전히 매파적 태도가 강했다"면서 "시장 기대처럼 연내 금리 인상은 중단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 이내에 진입하기 전까지 양적 긴축(QT) 정책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여전히 높은 물가에 대한 부담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과거처럼 금리 인상 후 동결을 긴축 사이클의 '종료'로 평가하기보다, 가파르게 이뤄졌던 긴축 일정 중단의 의미로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며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면 한쪽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완만하지만 임금 상승률의 꾸준한 둔화가 서비스 물가 안정화를 촉진하면서 오는 4분기 들어 실제 인플레이션율이 연준의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를 전제로 연준은 올해 6월부터 금리 동결로 전환하고 연말부터는 장기균형 금리로의 수렴 과정에 착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물가 흐름이 연내 연준의 '2% 물가' 목표치에 근접하기는 어렵게만 은행권 위기에서 파생된 실물경제의 위축이 이어지면 3%대 물가 범위에서도 연준이 성장에 무게를 두고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며 연말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월가의 반응도 엇갈린다. 제이 브라이슨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OMC가 '매파적 일시정지(hawkish pause)'를 예고했다"며 "인플레이션 위헙을 주의한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긴축 사이클에서 최종 금리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시장과 연준 간의 시각차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근원물가의 둔화 기조나 경기 지표의 반등을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과 과도한 기대를 차단하려는 연준 간의 '시소게임'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연준과 관련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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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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