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조성에 농지 87만평 소멸
"조성후 미활용 많아, 기존단지 활용부터 고민해야"
"주민 과반 동의 받고 농지영향평가 법개정 필요"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며 소멸된 농지 면적이 경기도와 충남·북을 합쳐 287.7㏊(87만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ha)과 맞먹는다.
2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산업단지 지정 등 농지소멸 실태 및 농지보전 제도 개선 방안'에 따르면 산업단지를 지정하기 위해 농업진흥지역이 해제된 면적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경기도 220.6㏊(10개), 충남 39.4㏊(5개), 충북 27.7㏊(4개) 등이다.
전국 산업단지는 1276개로 전체 지정면적은 14만393.5㏊(4354만평)다. 산업단지를 지정하는 산업시설용지는 대규모 개발 용이성이나 가격 경쟁력 등에 비춰보면 주요 대상이 농지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산업단지 조성이나 대규모 신도시 개발로 인한 농지 소멸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은 "산업단지를 포함한 공공건설사업 시행에 농지가 포함될 경우 해당 주민 과반수 이상 동의를 받도록 국토계획 및 이용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또 산업단지를 포함한 공공건설사업 시행에서 농지가 포함될 경우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농업영향평가를 하도록 농지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폐허 수준으로 몰락한 일부 지방 산업단지는 농지만 소실된 결과를 보인 곳도 있다. 장정우 공익법률센터 농본 사무국장은 "지방산업단지의 경우 농지를 전용해 조성해 놓고도 아직 활용하지 못한 곳이 많다"며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이 아니라 기존 단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업진흥지역 해제나 농지전용 등의 방법으로 농지가 소실되고, 이중 농지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지전용의 경우 47개 법령에 따라 허가가 의제되고 있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농지전용 규모는 8만5929㏊다. 서울시 면적의 1.4배나 되는 규모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15개 국가산업단지 4076㏊(1233만평) 조성 계획에 따라 농지 전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5개 후보지 가운데 12곳이 농촌으로 분류되는 읍·면 지역으로, 약 35%인 1420㏊가 농지로 사용되고 있다. 이중 농지가 소멸될 면적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 농지 상당 면적이 국가산단으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농지전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대규모 농지 소멸은 불가피해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향후 실시계획 과정에서 산업단지 예정지에 포함된 농지 중 우량농지는 최대한 배제하고 구획정리나 농업용수 공급이 부실한 지역을 중심으로 농지전용을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