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양평고속도로 '김건희 특혜 의혹' 국정조사 추진
국정조사 요구서 오늘 국회 보고 후 여야 협상 진행할 듯
"누가, 왜, 어떤 절차로 종점 변경 의사결정을 했나" 지적
원희룡 장관 "백지화 아닌 중단" … '제 3 지점' 추진 시사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한 '김건희 특혜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내용이 다뤄졌으나 원희룡 장관의 답변과 자료 부실 등을 토대로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확인했다는 주장이다.
27일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후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가 상정될 계획"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해 정말 떳떳하고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정상화시킬 의지가 있다면 국정조사에 반드시 응하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3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마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불과 48일만에 대통령 처가 토지가 밀접한 곳으로 종점이 변경추진되기 시작했다"며 "도대체 누가, 왜, 어떠한 절차로 이러한 (종점 변경) 의사결정을 했는지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들은 "어제 국토부 장관의 무책임한 답변 태도를 보면서 대통령 처가 특혜의혹 진상규명과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정조사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국정조사에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용역회사뿐 아니라 도로건설 전문가도 부르고 양평군 전현직 군수와 문제가 불거진 양평군 안철영 도로국장 등 서울-양평 고속도로 업무를 담당했던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불러 철저히 심문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자료 중 일부에서 자료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며 "정부의 답변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정조사를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부르고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그 누구라도 허위 답변으로 국회와 국민을 모욕한다면 반드시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이 증언대 올라 법적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선서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종점 변경의 핵심 열쇠가 민간 용역업체에 있다. 국토위원인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sbs라디오에 나와 전날 타당성 조사에 참여한 민간 용역업체 관계자의 증인채택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분들이 지금 정부의 입장과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국회에 증인으로 와서 선서를 하고 어떤 위증의 처벌을 부담하고 진술을 하는 정도의 어떤 장치는 있어야 그분들의 진술을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증인) 선서하지 않고 그냥 나오면 정부의 요청에 따라서 선의로 답변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도 이 용역업체분들이 지금 정부가, 장관이 사업백지화까지 하면서 야당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판국에 어떤 장관의 발언이나 정부의 입장하고 배치되는 주장을 할 경우에 사실 윤석열정부 끝날 때까지 이분들 밥줄이 끊길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의당도 '국정조사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대통령 처가 리스크' 물 타기 하려 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취소시킨 것도 원희룡 장관, 소리소문없이 노선을 변경한 것도 국토부, 변경 종점에 땅을 가지고 있는 것도 대통령 처가"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토부는 김건희 여사 처가 땅을 지나는 노선이 가장 경제적이라면서도 정작 이를 증명할 BC 분석 자료는 내놓지 않았다"며 "심상정 의원이 요청한 용역사의 월간 진도보고서는 한사코 없다더니, 거짓말인 게 들통나자 '세세한 것까지 어떻게 기억하느냐'며 뻗대기로 일관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최소 대통령 처가의 이해충돌 문제이고, 최대 권력형 비리"라며 "둘 중 무엇이 진실이든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김건희 여사 일가의 부동산 처분과,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날려버린 원희룡 장관의 대국민 사과는 필수"라고 했다. "이번 양평 고속도로 사태의 의혹을 명백히 규명할 수 있도록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강상면 변경안의 근거가 BC 분석(편익 분석)이 아니라면, 누가 무엇을 근거로 결정한 것인지, 혹 그 근거가 대통령 처가의 이익은 아닌지 묻고 있는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포함한 특단의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이 '제3의 지점'으로 변경 추진할 의지를 보여 주목된다. 전날 원희룡 장관은 '백지화'가 아닌 '중단'이라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재개 가능성을 열어놨다. 국토위원인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양평고속도로 건설) 해야 한다"며 "야당에서 실질적으로 검토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주면 원희룡 장관은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다"고 했다. 이어 "(변경된 종점 지역인) 강상면 아닌 다른 대안을 야당이 양평군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강하IC를 만들면서 지점을 제시해 주면 국토부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여당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편 이날 국정조사 요구서가 제출되면 본회의에 보고되고 여야 합의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조사 특위 구성 권한은 김진표 의장에게 있어 김 의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