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이화영 '대북송금' 입장 밝힐까
29일 재판 국선변호인 출석해 진행할 듯
검찰서 '이재명에 보고' 진술했다가 다시 부인
"방북비용 전달" 김성태 진술에 "허위" 주장
29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사건에 대한 공판이 예정된 가운데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관여 여부에 대해 혼란스런 모습을 보여온 이 전 부지사가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29일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공판을 진행한다. 이 전 부지사측은 국선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재판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번 재판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지사 재판은 지난달 25일 그동안 변론을 맡아왔던 법무법인 해광 해임 문제를 놓고 이 전 부지사와 그의 부인이 충돌하면서 중단됐고, 이달 8일에는 해광을 대신해 나온 법무법인 덕수 김형태 변호사가 돌연 사임하면서 공전한 바 있다. 지난 22일 재판은 전날 해광이 사임하는 바람에 반쪽으로 진행됐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9년 이 전 부지사 요청으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비용 300만달러와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북한에 건넸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 이 대표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쌍방울과의 연관성을 부인해왔으나 6월경 검찰 조사에서 지금까지의 입장을 일부 바꿔 "쌍방울에 경기도지사의 방북 추진을 요청했고,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에게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북한에 돈을 썼는데 우리도 신경을 써 줬을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 전 부지사는 자필 옥중편지를 통해 "쌍방울과 김성태 전 회장에게 방북비 대납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김 전 회장에게 '이 지사의 방북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바 있다"며 김 전 회장과 이 지사의 방북논의를 한 사실은 인정했다.
이 전 부지사의 애매한 입장은 이달 8일 재판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재판에서 김형태 변호사는 "피고인에 대한 회유와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등에 따라 임의성이 의심되는 자백이 포함돼 있다"며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진술을 부인하는 증거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가 동의하지 않는 바람에 증거의견서는 반려됐다.
이 전 부지사는 최근 "김성태 전 회장에게 이재명 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은 없었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 전 부지사가 해광을 대신할 변호인 선임을 위해 만난 김광민 변호사를 통해서다. 지난 23일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한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전해달라는 메시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그가 전한 이 전 부지사의 메시지에는 방북비용 대납 요청이 없었다는 것 외에도 김 전 회장의 법정진술은 허구이며 김 전 회장의 진술을 깨기 위해 법정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2일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의 방북비용 3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경기도를 대신에 북한에 전달했고, 이 전 부지사로부터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대북송금 중요한 순간마다 이 전 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를 통해 밝힌 이 전 부지사의 입장은 이같은 김 전 회장의 주장은 물론 자신의 검찰 진술과도 배치된다.
당초 검찰은 법정에서 이 전 부지사를 직접 신문하고 검찰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진술조서대로라면 이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를 입증하는 주요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가 다시 방북비용 대납 요청과 이 대표 보고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진술조서 증거 채택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재판 방해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최근 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과 천준호 의원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최고위원은 이 전 부지사의 아내와 측근을 통해 '사법 방해'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천 의원은 이 대표가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 공문을 빼냈다는 '공문 유출' 의혹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