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은 다목적용

김만배·언론사 이어 이재명측 겨냥

2023-09-08 11:22:20 게재

'허위 인터뷰' 의혹, 집중 수사 대상 … 김 '녹음 몰랐다' 기획 부인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대통령선거 개입 여론조작 사건'을 집중 수사키로하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언론사의 '허위 인터뷰' 보도에 수사 초점을 맞추면서도 그 배후세력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만배, 취재진 질문 받으며│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8일 오전 '대장동 일당'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7일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별수사팀은 반부패수사3부의 강백신 부장검사가 팀장을 맡는다. 반부패3부 소속 검사들을 중심으로 선거와 명예훼손 사건에 전문성을 갖춘 공공수사부, 형사1부 소속 검사 등 10여명이 투입됐다.

특별수사팀의 최대 관심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대장동 개발 비리' 본질을 호도하는 인터뷰를 한 경위와 이를 대선 직전 언론을 통해 유포하는 과정에 금품 등 대가관계가 있었는지, 그리고 이런 '허위 인터뷰' 공개를 통해 이득을 챙기려는 배후가 있었다면 이를 밝혀내는 것 등이다.

◆신학림 전 위원장 조사 = 이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김만배씨를 인터뷰했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신 전 위원장은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인터뷰와 뉴스타파를 통한 보도의 경위, 대가와 공모 여부 등을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이 2021년 9월 김만배씨와 공모해 당시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인터뷰한 뒤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 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하고, 그 대가로 1억6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이 인터뷰가 대장동 의혹의 화살을 윤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지사)에서 윤 대통령으로 돌리려는 의도적인 '가짜 뉴스'라고 본다.

뉴스타파는 이 보도에서 대장동 사건의 쟁점 중 하나가 '2011년 대장동 개발사업에 1000억여원을 대출한 부산저축은행을 대검 중수부가 수사하던 당시 주임 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김씨 등의 부탁을 받고 봐주기 수사를 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소개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역할로 윤 대통령(당시 중수2과장)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수사를 봐줬다'는 취지의 김씨의 음성을 자막과 함께 보도했다.

검찰은 이 내용이 허위라고 본다.

대장동 대출 건은 2011년 대검 중수부의 수사 대상이 아니었으므로 '봐주기 수사'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씨는 2011년 대검 중수부에 세 차례 정도 출석해 당시 김 모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의 부탁으로 로비스트 박 모씨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대해 조사받았다.

이후 조씨는 수원지검 특수부 수사로 부산저축은행 대출 알선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10억3000만원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5년 10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본류를 수사한 것이고, 조씨가 참고인으로 조사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대장동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도 (인터뷰 내용의) 허위성에 대해 어느 정도까진 인정했다"고 전했다.

◆김만배 '허위 인터뷰' 아닌 '사적 대화' 강조 = 김씨는 이날 새벽 구속만료로 석방되면서 윤 대통령이 당시 수사를 무마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윤 대통령이)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으로서 그런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번복했다. 자신이 신 전 위원장에게 인터뷰에서 말했던 윤석열 검사의 '봐주기 수사' 주장에서 한 발 뺀 셈이다.

그러면서 김씨는 이 인터뷰가 보도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며 오랜 친분이 있는 언론인과의 위로 차원의 사적 대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뉴스타파를 통해 이를 공개한 신씨가 사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쌍방 모두 보도를 전제로 한 인터뷰가 아닌 사적 대화임을 강조해 '팩트를 말할 책임'을 희석한 셈이다.

윤 대통령이 조씨에게 커피를 타 줬다는 언급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았다. 뉴스타파 보도에서 김씨는 커피를 타 준 '주체'에 대해 윤 대통령인 것처럼 말했다가 윤 대통령의 부하 검사였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인터뷰를 한 신씨도 압수수색을 받은 이달 1일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윤석열이 타 줬다'고 명시적으로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발언은 지난해 2월 21일 JTBC에서 보도된 민간업자 남 욱씨의 진술을 증폭하는 효과를 냈다.

당시 보도는 남씨가 2021년 11월 19일 검찰에서 "조우형이 두 번째 대검 조사를 받을 때 주임 검사가 믹스커피를 타 주고, 화기애애했다고 들었다"며 "해당 검사가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고 김만배로부터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윤석열 커피'로 명명돼 대선 막바지 윤 대통령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측의 주요 공격 소재로 활용됐다.

신씨는 김씨에게 받은 1억6500만원이 인터뷰·보도 대가가 아니라 자신이 집필한 책 3권을 판 값이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신씨 책이 화천대유 사무실에 방치돼 있었던 점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본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에서 책 3권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책의 객관적 가치를 확인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당시 수사팀이 '윤석열 검사가 커피를 타 줬다'는 보도와 배치되는 조씨 등의 진술을 2021년 11월께 확보하고도 묵살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신씨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 배후 세력 수사 집중 = 검찰은 허위 인터뷰의 배후 세력 등 사안의 전모를 규명하는 데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유사한 내용의 허위 보도와 관련 고발 등이 이어져 민의를 왜곡하는 시도를 함으로써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한 중대 사건"이라며 "보도 시점이나 민감성에 비춰 치밀한 계획 하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어서 인터뷰 경위, 금품 대가관계, 배후 세력 여부 등 철저히 규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대선 전 허위 인터뷰 보도로 간접 이득을 얻을 가능성이 있었던 이재명 대표 측의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열어 놓아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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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구본홍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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