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 대응 양육가족 지원

"부모급여 더 늘어나면 셋째도 생각"

2023-11-30 10:36:31 게재

초저출산 위기 극복에 가족지원 지속 확대 필요 … 내년 0세 월 100만원 지급 예정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초저출산 위기는 그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이다. 올해 2/4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까지 하락했다. 1.3명 밑으로 떨어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장기화되는 추이는 그 어떤 국가 사례보다 심각하다. 이를 단기간에 탈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음을 고려하면 초저출산 대응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재원 투입과 합리적 정책 추진이 그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동안 저출산 예산은 OECD 주요국과 비교에서도 나타나듯 저조하다. 저출산 대응을 위한 기본적인 공공가족지원예산은 2019년 기준 GDP 대비 1.56% 수준이다. 정부는 2024년 예산안에 양육비용 경감 분야에서 부모급여 지원, 돌봄과 교육 등 '저출산 대응 5대 핵심과제'를 별도로 선정하는 등 초저출산 대응 정책 의지를 보인다. 초저출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양육가족지원 등의 필요성과 정책 추진 내용을 공유한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산 위기에 빠져 있다. 저출산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가족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0세 대상으로 월 100만원 부모급여를 지급하는 등 양육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는 초저출산 위기에 빠져 있다. 저출산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가족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0세 대상으로 월 100만원 부모급여를 지급하는 등 양육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올해 2/4분기 출산율 0.70명까지 하락 = 세계 주요 선진국들에서 출산율 저하 현상은 공통으로 나타나지만 우리나라 초저출산 상황은 심각하다.

29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1982년 85만명에서 2001년 56만명, 2022년 25만명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1983년부터 합계 출산율 2.1명 미만인 저출산 국가에 속했지만 2002년 초저출산국가에 진입했다. 급기야 2022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5년 째 1명대 미만으로 세계적으로 유일하다. 올해 2/4분기에는 0.70명까지 하락했다.


이는 출산율 저하 현상을 보이는 주요 선진국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최저 수준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스웨덴 등도 합계출산율 2.1명 미만의 저출산국가에 속하지만 1.3명 이상이다. 1.3명 미만의 초저출산 국가에 속하는 이탈리아 그리스도 각각 1.24명 1.28명 수준이다.

이런 초저출산율이 지속되면 생산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미래사회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저출산 위기에 놓인 주요 선진국들은 가족지원 등 다양한 정책추진을 도모했다.

◆부모급여 등 가족지원, 출산율 제고에 기여 = 스웨덴은 사회보험방식으로 중산층에게 충분한 급여를 제공하고 일반재정을 통해 사각지대도 해소하는 '부모보험제도'를, 독일은 일반재정을 통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소득비례형 급여를 제공하는 '부모수당제도'를 추진했다. 2018년 기준 스웨덴은 부모보험 도입 후 1.6∼1.8명의 수준 출산율을 유지하고 독일은 부모수당제도 도입 후 1.6명 출산율을 기록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등은 '초저출산시대, 전국민 부모급여제도의 설계'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출산과 육아 휴직에 따른 소득 상실과 자녀 양육 관련 지출증가라는 이중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적절한 소득보장 정책이 사실상 부재하다"며 국내 부모급여제도 도입 추진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출범 후 영아수당을 부모급여로 대체하면서 급여액을 올리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한시적으로 만 0세에게 70만원, 만 1세 35만원의 부모급여를 지급하고 2024년부터 만 0세 월 100만원, 만1세 5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해당 부모들의 반응은 뜨겁다.

#. 세종시에 거주하는 김주은씨는 두 아이의 엄마다. 김 씨는 "부모급여를 더 주면 셋째도 생각이 있다. 아이 아빠도 같은 생각이다. 아이 아빠가 외벌이면서도 육아참여를 즐겁게 해 여유가 생기면 셋째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2023년생 둘째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 두었지만 부모급여로 양육부담은 준다고 한다. 현재 월 70만원을 받고 있는데 내년부터 100만원으로 오른다니 양육부담이 더 덜어져 좋단다. 첫째는 월 10만원 아동수당이 나오는데 더 나오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 대전시에 거주하는 송영민씨는 내년 5월에 아빠가 된다. 아내와 아이 출산을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준비했다. 첫 아이 출산과 더불어 행복한 가정을 가꾼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게다가 부모급여(월 100만원)가 나온다니 기분이 좋다.

요즘 부모들은 출산관련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활용할 수 있는 거리를 따져 보는데, 부모급여는 육아에 큰 도움이 된다. 송 씨는 "근본적인 저출산문제 해결은 아닐테지만 출산을 준비하고 낳고 키울 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건강한 생애 출발' 위한 사회국가적 의지 필요 = 부모급여는 가정양육 지원과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부모급여 등 가족지원은 생애 초기 아동이 부모와 함께 하며 충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건강한 생애 출발'을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출생 직후 1∼2년간은 아동에게 가장 높은 수준의 돌봄을 집중 제공되어야하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보장되어야 한다. 또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을 높이고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 육아휴직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해야 한다. 2024년 상용근로자 월 평균 임금을 409만5000원으로 가정하면 육아휴직 후 부모급여를 도입하면 월 276만7000원을 받는다. 소득대체율이 67.5% 수준이 된다. 제도 도입 전에는 월 216만7000원으로 소득대체율이 52.9% 정도였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부모급여제도에는 만 0세에게 월 100만원, 만 1세에게 월 50만원을 지급될 예정이다. 올해 지급액은 2022년생부터 각각 월 70만원, 35만원이다. 현금 혹은 보육료와 종일제 돌봄 바우처로 지급된다. 2023년 총 지급규모는 2조3550억원이고 국비는 1조6215억원이다. 복지부는 내년도 부모급여 지원 정부 예산안 2조8887억원을 확보해 부모 급여 사업 지침을 개정 공포할 계획이다.

김현숙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관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이 행복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내년에는 부모급여 인상과 더불어 영아반 인센티브 지원, 시간제 보육 확대 등 각종 보육, 양육 지원정책도 더욱 확대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부모급여는 태어난 날부터 60일 이내에 꼭 신청해야 한다. 어린이집을 이용하면 반드시 보육료로 신청하면 된다. 만 0세 보육료 바우처 전액과 현금(18만6000원), 만 1세 보육료 바우처 전액 지원한다. 종일제 아이돌봄을 이용하면 종일제 아이돌봄 서비스로 신청하면 된다. 소득유형과 이용시간에 따른 종일제 아이돌봄 정부지원금 지원 상담은 1577-2514로 하면 된다. 복지로(www.bokjiro.go.kr) 또는 정부24(www.gov.kr) 온라인이나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박은정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부모급여제도의 주요쟁점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부모급여는 보편적인 일괄급여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급여수준을 가진 제도이다. 부모의 양육부담을 완화하고 소득 손실을 보전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부연구위원은 "부모급여 도입과 더불어 자녀돌봄 정보를 얻고 도움이 필요하면 상담, 방문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육아지원서비스 등을 구축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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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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