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기업, '부산 민심 달래기' 총출동

2023-12-06 11:14:04 게재

윤, 특별법·신공항·산은·북항 추진 약속

엑스포 유치 실패, 총선 '약한 고리' 우려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부처 장관, 여당 정치인, 기업인들이 6일 부산을 전격 방문했다.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 참패로 가라앉은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다. 자칫 '조기진화'에 실패할 경우 부산이 내년 총선에서 윤 대통령과 여당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항 국제전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 참석했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한 시민, 지역 국회의원, 기업인 및 정부·지자체 관계자 등을 초청·격려키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먼저 그간 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끈 각계 대표와 기업인, 유치를 열망해 온 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모든 국토를 촘촘하게 빠짐없이 활용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산이 남부권의 거점 도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추진 △가덕도 신공항 개항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북항 재개발 사업 신속 추진 등 부산의 글로벌 거점화를 위한 제도·인프라 구축을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 등 지역경제인, 시민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을 비롯해 행정안전·산업·해양수산·중소기업벤처부 등 주요부처 장관들이,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재원 SK수석부회장, 구광모 LG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류 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이 자리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엑스포 유치전의 참담한 성적 탓에 부산은 그간 외치로 국정을 이끌어온 윤 대통령의 실패를 상징하는 '약한 고리'가 됐다"며 "민심을 조기에 다잡지 못하면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대한 국정실패 평가가 수도권까지 옮겨붙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의 분위기는 심상찮다. 시민사회는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5일 입장문을 내고 "2030엑스포 유치는 총체적 실패"라고 비판했다. 부산참여연대 등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정의당 부산시당 등도 '남 탓 하지 말라'며 정부와 부산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먼저 요구했다.

당장 신공항 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중이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엑스포 유치실패는 신공항 추진 명분을 상실했다"며 "신공항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5일 성명을 내고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화난 민심에 놀라 산업은행 이전 문제를 정치쟁점화 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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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곽재우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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