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무산에 '부글부글'

2023-12-06 10:50:56 게재

"남 탓 하지 말아야"

시의회는 예산 삭감

부산 엑스포 유치가 무산되며 부산 시민사회에서는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5일 입장문을 내고 "2030엑스포 유치는 총체적 실패"라며 "유치실패 분석을 위한 전문가, 시민사회 참여하는 민관거버넌스 구축과 대시민토론회 개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박형준 시장은 실패의 원인을 남 탓과 외부에서만 찾고 있다"며 "덮어 놓고 '졌지만 잘싸웠다' 식의 태도는 부산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장 가덕도신공항 추진에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다. 가덕도신공항은 엑스포 유치에 맞춰 개항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지난달 30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언론은 끝나는 순간까지 허황된 꿈을 시민들에게 홍보했다"며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명분이 상실됐으므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35년 엑스포 재도전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부산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실패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재도전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과 부산시의 무능을 재도전으로 무마하겠다는 것"이라며 "또다시 시민을 기만하고 예산을 낭비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엑스포 관련 예산은 직격탄을 맞았다.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4일 예산안 심의에서 부산시 엑스포 유치 전담 조직인 2030엑스포추진본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대폭 삭감했다. 행문위는 시가 제출한 엑스포추진본부 내년도 예산 111억280만원 가운데 67% 규모인 74억7939만원을 삭감하고 39억9140만원만 남겼다. 삭감예산은 부산개최를 예상해 올린 예산들로 각종 국내외 홍보활동과 함께 국외업무여비와 공무국외출장 시 현지 차량임차비 등이다.

총선이 목전에 다가오며 산업은행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박형준 시장은 4일 국회를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면담에 나섰지만 불발됐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5일 "엑스포 유치 실패의 화난 민심에 놀라 산업은행 이전 문제를 정치쟁점화하는데 우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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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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