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하마스 휴전 역제안 거부

2024-02-08 00:00:00 게재

“완전한 승리가 해결책” … 블링컨 “휴전 위해 할 일 많아”

하마스 휴전 제안 거부한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제시한 휴전안을 거부했다.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7일(현지시간) 하마스 휴전 방안을 거부하며 전쟁 지속 의지를 거듭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TV로 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군사적 압박을 계속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완전한 승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승리가 코앞”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쟁은 수년이 아닌 수개월만 남았을 뿐”이라며 “완전한 승리 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6면

이날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스라엘·카타르·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가 역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135일간의 3단계 휴전기간 동안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1명당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0여명을 함께 석방해야 한다고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네타냐후 총리가 공개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꺾는 것은 자유세계 전체의 승리가 될 것”이라며 “하마스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은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전쟁 발발 후 5번째 중동 순방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뒤 휴전·인질석방 관련 “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는 그 일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단된 인질 석방이 재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휴전안 걷어차고 가자남부까지 공격 네타냐후 강경노선 고집 유엔총장 “경악 금치 못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안이 막판에 무산되면서 가자지구 전쟁이 다시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 주변국들이 중재한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다가 자신들 요구를 담은 역제안을 했지만 이를 이스라엘이 걷어찼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완전한 승리 외에 다른 해결책이 없다.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하마스의 제안에 대해 “이스라엘은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스라엘·카타르·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가 역제안을 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45일의 1차 휴전 기간에 이스라엘 인질 중 여성과 19세 미만 남성, 노약자와 환자를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보안사범 가운데 여성과 미성년자를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이 기간 인도적 구호 확대(하루 트럭 500대 분량), 병원·난민촌 재건 개시, 가자지구에 투입된 이스라엘 지상군 병력 철수를 요구했다.

이어 2단계 휴전 기간에는 이스라엘 남성 인질 전원을 석방하고, 마지막 3단계 휴전 기간(45일간)에는 나머지 인질 전원과 사망자 시신을 넘기겠다고 제안했다.

하마스는 2~3단계 기간에도 인질 석방의 대가로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석방을 요구했다. 휴전 제안서 부록에 석방 희망 보안사범 수를 총 1500명으로 정하고 이 가운데 500명은 무기수 가운데서 자신들이 선택하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로 끌려갔던 240여명의 인질 중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인질이 136명인 점을 고려하면 인질 1명당 10명 이상의 비율로 보안사범 석방을 요구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말 휴전 때 교환 비율은 1대 3이었다.

하마스는 또 이번 전쟁의 완전한 종료에 대한 합의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전날 “인질에 관한 합의의 일반적인 틀에 대해 하마스의 답변을 받았으며 대체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를 이스라엘이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뿐만 아니라 수 많은 피난민들이 몰려 있는 남부로까지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밝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인명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내가 사무총장이 된 이래 보지 못한 규모와 속도로 가자지구를 파괴와 죽음으로 몰아넣는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나는 특히 이스라엘군이 다음 목표로 라파를 정조준하려 한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곳은 필사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든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 명이 밀집된 곳”이라며 “이스라엘군의 이런 군사행동은 이미 인도주의적 악몽에 놓인 가자지구 상황을 기하급수적으로 악화시키고 지역에 전례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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