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매출로 본 커피전문점 ‘현주소’

치킨점보다 많은 9만9000개 성업…불황도 비껴가

2024-04-09 13:00:01 게재

CJ프레시웨이, 커피 전문점 대상 식자재매출 31%↑… 4년간 평균 20%씩 증가

커피(카페)전문점은 망하지 않는다. 좀처럼 사라지지도 않는다. 프랜차이즈 가맹점뿐아니다. 개인 카페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쓰러져가는 곳이 없진 않다. 새로 문을 여는 곳이 훨씬 더 많을 뿐이다. 현재 전국 커피전문점 숫자는 줄잡아 10만개를 넘나들 것으로 추산된다. 대표 자영업 치킨전문점마저 넘어섰다. 커피전문점에 식자재를 대는 식품회사 매출만 봐도 그렇다. 해마다 평균 20% 넘게 늘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카페쇼. 사진 서울카페쇼 제공

CJ프레시웨이는 “2023년 커피전문점 대상 식자재 매출이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경기불황에도 최근 4년간(2020년~2023년) 연평균 20%씩 증가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지난해만 상품(식자재)공급 매출이 150억원에 달하는 거래처도 있었다”면서 “가맹 사업 본격화를 준비하는 카페 전문점을 공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CJ프레시웨이는 커피전문점을 상대로 운영 컨설팅, 맞춤형 상품, 전국 물류 서비스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등 카페산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2년 말 전국 커피 및 음료점업 점포 수는 치킨 전문점(5만6000여개) 수를 크게 앞지른 9만9000개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2018년 5만개에서 4년 만에 2배로 늘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도 성장을 이어가는 카페시장 가능성을 보고 거래처 유치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식자재업체 입장에선 커피전문점시장은 더이상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하는 ‘레드오션’이 아니었단 얘기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소비자 취향 세분화로 베이커리, 디저트 등을 판매하는 커피전문점이 늘고 있는 현상에 주목했다. 빵 생지, 크림, 버터 등 카페 특화상품군을 강화했다.

같은 맥락에서 외식업 전문 컨설팅인 ‘외식 솔루션’을 커피전문점에도 적용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카페산업 흐름에 맞춰 브랜딩, 메뉴 기획, 디자인 개발 등을 제안했고 제대로 통했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 솔루션’을 기반으로 새 거래선 확보에 성공했다. 올 1분기 새 거래처로 유치한 ‘애월더선셋’이다.

애월더선셋은 CJ프레시웨이 전국 상품 유통망과 외식 솔루션 역량을 높이 평가해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애월읍에 위치한 카페 ‘애월더선셋’은 일몰 명소인 한담해변가를 ‘카페 거리’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다. 이 카페 거리 선두주자로 꼽힌다. ‘애월더선셋’은 제주에서 성공을 밑거름 삼아 지난해부터 전국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식자재 유통사로 CJ프레시웨이를 택했다.

커피전문점 애월더선셋(왼쪽)과 읍천리382 대표 메뉴. 사진 CJ프레시웨이 제공

CJ프레시웨이는 ‘애월더선셋’ 제주 본점의 맛을 모든 매장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제주 포함 전국 가맹점에 식자재 150가지를 공급하고 있다. 맞춤형 외식 솔루션도 진행 중이다. 현재 수익구조와 메뉴 효율성에 대한 분석 컨설팅을 마쳤다. 이달부터 메뉴 새단장 컨설팅도 추진할 예정이다.

커피전문점 성공 사례는 또 있다. 전국 가맹점 200개 돌파를 앞둔 카페 프랜차이즈 ‘읍천리382’가 그 주인공이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식자재업체간 동반성장인 경우다.

‘읍천리382’는 CJ프레시웨이와 처음 식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매장수를 10배 늘렸다. 현재 커피차 케이터링(음식을 만들어 제공)까지 사업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읍천리382의 안정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조리 효율화, 판매 경로 다각화 등에 나섰다”면서 “조리가 간단한 샌드위치용 반조리 원팩 상품을 공급해 원활한 매장 운영을 돕고 ‘읍천리382’ 디저트 상품을 ‘마켓컬리’ 입점시켜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식자재업체와의 상생경영이 커피전문점을 망하지 않고 커지게 하는 동력 중 하나인 셈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카페 전문점 유치 성과는 거래처 사업 확장이 성공하면서 동반성장한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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